일부 원전 가동중단과 무더위 등으로 대규모 정전(블랙아웃)사태가 우려되는 가운데 전력수급을 전혀 걱정하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염색공단) 내 염색업체들이다. 염색공단이 자체보유한 열병합발전소를 통해 스팀과 함께 전기를 생산, 입주업체에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 서구 비산동의 대구염색공단은 1978년 비산염색전용공업단지 조성에 관한 조례가 공포되면서 조성됐다. 이후 1980년 공동폐수처리장이 건설됐고 1987년 열병합발전소가 건립됐다. 현재 염색공단에는 125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염색공단은 공동이용시설(열병합발전소, 공동폐수처리장)의 효율적 관리로 염색단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우선 저렴한 증기(스팀)를 입주기업에 제공, 지역 염색 및 섬유업체들의 가격부담을 덜어 대내외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줬다.
염색공단 관계자는 "염색업체에게 스팀은 작업에 필수적인 요소다"며 "때문에 공단에서 제공하는 저렴한 스팀을 사용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가격경쟁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염색공단은 지난해 221만t의 증기를 입주기업에 공급했다. 염색공단이 전기에서 자유로운 것은 바로 증기 생산을 통해 덤으로 얻기 때문이다. 공단 내 열병합발전소에서 생산한 증기를 입주기업에 보내고서 남은 것을 재활용, 발전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어낸다. 이 전기는 입주기업이 전기료를 지불하고 사용한다. 때문에 한국전력에서 전력난을 우려해 순환정전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지더라도 열병합발전소를 돌리는 염색공단은 꾸준히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전력난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전기 사용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편이다"며 "공단 외부의 다른 섬유업체들은 정전에 대한 부담을 항상 안고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지어 염색공단은 입주기업에 제공하고 남은 전기를 한국전력거래소에 역송, 전기를 판매하고 있다. 염색공단 김성종 전무는 "지난해 생산한 291만MKh의 전기 중 기업이 사용하고 남은 750만kWh를 한국전력거래소에 팔아 12억2천만원을 벌어들였다"며 "기업은 전력난에 대한 부담을 덜고 우리는 전기를 팔아 운영비를 마련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고 말했다.
염색공단은 입주 기업의 생산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2010년엔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에 적합한 산업단지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슬러지를 줄이고, 에너지 절감 방안을 마련하는 등 효율적인 시스템 관리에 나서면서 증기요금을 3만4천원에서 2만8천원으로 톤당 6천원 인하했다.
이후 글로벌 경제위기로 다소 증기 단가가 올랐지만 업계 불황을 고려 일시적으로 비용을 줄이는데 이어 이달 스팀 단가를 3천원이나 낮췄다.
김 전무는 "이달 증기 가격을 낮춰 입주기업에게 연간 70억원의 비용 절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2015년 강화되는 환경법을 준수하기 위해 600억원을 투자, 기존 보일러의 환경설비를 강화할 계획이다. 염색공단 정명필 이사장은 "부채 상환과 설비 투자 등을 위해 설치 유예기간을 3년으로 연장하는 등 입주기업과 공단에 대한 자금 부담을 줄였다"며 "3년 유예기간 동안에도 지역민을 위해 환경 개선에 계속 나서는 등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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