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준공 앞둔 국도3호 확장 구간 '와르르'

옹벽 준공 두 달만에 15m 무너져…부실 의혹, 추가 붕괴 우려

18일 도로를 지탱하고 있는 옹벽 부분이 무너져 흉물스럽게 되자 시공사 측이 19일 임시방편으로 파란색 비닐을 덮어놓았다. 고도현기자
18일 도로를 지탱하고 있는 옹벽 부분이 무너져 흉물스럽게 되자 시공사 측이 19일 임시방편으로 파란색 비닐을 덮어놓았다. 고도현기자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처로 준공을 앞두고 있는 '김천 어모면~상주 가장동 구간 국도3호선 4차로 확장'포장 공사' 구간에서 옹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18일 오후 상주시 공성면 초오리 구간에서 4차로 도로를 지탱하고 있는 높이 5m의 수직 옹벽 15m가 무너져 내렸다. 무너진 이 구간 옹벽은 준공된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은데다 옹벽 위에 노면 포장과 가드레일 설치 등이 완료된 상태다.

국도3호선 4차로 확장'포장 공사 중 김천 어모~상주 구간(15.8㎞)은 시공사인 ㈜극동건설이 2005년 착공해 올 연말 준공 예정으로, 사업비는 1천385억원이며 현재 9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주민들은 붕괴사고가 난 이날 오전 40㎜의 비가 내리긴 했지만, 이 정도 비로 옹벽이 무너져 내렸다면 부실시공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도로 안전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토목전문가들은 이번에 무너진 옹벽은 안전성이 뛰어난 콘크리트 옹벽이 아니라 흙다짐이 안전성의 골격을 이루고 있는 '블록식 보강토 옹벽'(폭 45㎝, 높이 20㎝, 길이 40㎝)이어서 흙을 채워 넣기 때문에 지하수 등 수분에 취약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흙다짐을 철저하게 하더라도 빗물과 지하수 등이 스며들면 보강토가 수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결국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옹벽공법은 공사비가 절감되고 공기를 단축시킬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 콘크리트 옹벽의 대체 공법으로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성면 한 주민은 "4차로 국도는 고속도로나 마찬가지인데 만약 옹벽이 무너질 때 수십t의 하중이 실린 차량이 이곳을 달렸다면 대형사고가 났을 것"이라며 "동일 사업구간 다른 곳에 설치된 수직 옹벽도 토사가 밀려 벽면의 배가 불룩해진 흔적이 있어 추가 붕괴가 우려된다. 장마철을 맞아 점검이 시급하다"고 했다.

임익배 극동건설 현장소장은 "이번 공사에 설치되는 수만 개의 옹벽 블록은 모두 '보강토 옹벽'이다"며 "기술연구팀, 감리단 등 전문가를 총동원해 붕괴 원인을 파악하는 한편 다른 구간에 설치된 옹벽도 재점검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상주'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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