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6일은 셰익스피어 만나고, 27일엔 오페라 명곡 듣고…

포항시립연극단, 시립교향악단-합창단 공연 릴레이

26일과 27일 포항에서 의미 있는 두 개의 공연이 열린다. 26일에는 포항시립연극단의 정기공연으로,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 원작의 '十二夜'를 각색한 '트랜스 十二夜'가 열리고 27일에는 바그너'베르디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포항시향과 합창단의 합동 공연이 열린다. 여기에는 대구시립합창단이 특별출연한다.

▷포항시립연극단은 26일부터 내달 7일까지 163회 정기공연으로 포항시립중앙아트홀에서 셰익스피어 원작의 '십이야'(十二夜)를 각색한 '트랜스 십이야'를 무대에 올린다. 원작인 '십이야'는 셰익스피어가 4대 비극시대로 다가가기 직전에 쓴 '낭만 희극'의 마지막 작품으로 낭만적인 서정시와 노래, 격조 높은 유머 그리고 탄탄한 구성 등 완성도 높은 희곡으로 평가받고 있다. 쌍둥이 남매의 배 난파로 시작된 엇갈리는 사랑, 남장여자의 등장으로 인한 성의 혼돈으로 펼쳐지는 유쾌 상큼 발랄한 로맨스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을 연출자 오동식이 '십이야'의 등장인물의 성을 바꿈-트랜스 함으로써 남자역할을 모든 여자배우가 그리고 여자역할을 남자배우가 공연하는 형식으로 각색했다. 이것은 단순한 재미를 위한 연출, 각색이 아닌 셰익스피어 당시 여자가 무대에 설 수 없었던 배경을 기초로 극 중에 남장여자 바이올라의 변신에서 그 힌트를 얻은 것이다.

'십이야'의 배역들을 트랜스함으로써 연극의 활력은 배가 되고 생기 잃은 대사들은 그 원기를 회복했다. 공연시간 110분에 달하는 거의 원작 그대로의 내용을 담아내고 있긴 하지만 적절한 압축과 막과 막 사이에 자리 잡은 노래와 안무 구성으로 지루함을 피했다는 평가다. 노래는 우리에게 익숙한 가요를 선택함으로써 셰익스피어 당시 유행가를 연극 시작과 중간에 불렀던 형식을 그대로 차용했다.

연출자 오동식은 "2001년 셰익스피어의 원작 '십이야'를 각색했고 2002년부터 이 작품을 공연해 오면서 나에게 '트랜스 십이야'는 마치 판도라의 상자처럼 많은 것을 주고 또 많은 것을 빼앗아 간 작품이다. 포항시립극단의 배우들의 뜨거운 열정이 있기에 어떤 작품으로 태어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포항시립교향악단과 합창단은 27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소프라노 김은주, 테너 하석배, 바리톤 고성현과 함께 합동연주회 '세기의 오페라 라이벌'을 선보인다.

위대한 오페라 작곡가인 바그너와 베르디의 탄생 200주년을 맞이해 기획된 이번 합동 연주회는 두 거장의 작품 속 합창 명곡들로 레퍼토리를 구성하고 옥관문화훈장 수훈자인 바리톤 고성현을 초청하여 오페라 갈라(축제성 발췌 공연)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첫 번째 프로그램은 바그너의 합창 명곡들로 음악회가 시작된다. 그 곡들로는 순례자의 합창(탄호이저), 입장행진곡과 합창(탄호이저), 혼례의 합창(로엔그린 ), 발키레의 기행(니벨룽의 반지)으로 구성되어 있다.

두 번째 프로그램은 초청성악가들이 베르디 곡으로 독창을 선보일 계획이다. 바리톤 고성현은 신조의 노래(오텔로)와 여러 신하들이여(리골레토), 소프라노 김은주는 신이여 평화를 주소서(운명의 힘), 테너 하석배는 고요한 저녁에(루이자 밀러)를 선사한다.

세 번째 프로그램은 베르디의 합창명곡인 진노의 날(레퀴엠), 축배의 노래(라 트라비아타), 개선 행진곡(아이다)으로 이날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포항시향과 합창단 그리고 3명의 협연자 그리고 특별출연하게 될 대구시립합창단이 선사할 초여름 밤의 선율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포항'김대호기자 dh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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