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일부 언론의 비토성 신공항 여론몰이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수도권 중심 사고에 갇힌 일부 언론이 국토 균형 발전을 외면한 채 남부권 신공항 무용론을 주장하고 있어 국토 동남권에 사는 1천300만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인천공항에 이은 제2 관문공항으로 남부권 신공항 건립을 촉구하고 있는 대구'경북'부산'경남'울산 등 영남권 5개 시도 1천300만 국민은 전국에 기반을 둔 조선일보 등 일부 언론의 재 뿌리기식 여론몰이에 대해서 반발하고 있다.

지역의 모 국회의원은 거대 신문사가 지방 죽이기에 앞장서고 있다며, 지역 언론이 힘을 더 키워서 지역 발전의 바로미터가 될 남부권 신공항을 꼭 관철해 달라고 요구했다. 차제에 주(州) 경계선을 넘어가서 신문을 보급하기가 아주 어렵게 되어 있는 미국처럼 서울에 기반을 둔 전국지의 지역 독자 뺏기에 대한 제동이 필요하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는 19일 자 사설에서 남부권 신공항을 고사 위기에 처한 무안, 양양공항에 비교하며 국민이 납득할 만한 근거를 대고 동의를 받으라고 주장했다. 국제적인 기관의 참여까지 허용하면서 수요 조사에 대한 객관성을 높이기로 합의한 영남권 5개 시도의 신공항에 대한 염원 외에 뭐가 더 필요하나? 지역 균형 발전에는 관심도 없는, 오로지 일극 체제로 서울과 수도권을 더 확장시키고 싶은 그들에게 신공항 건립 동의를 받아야 하나? 지역도 세계로 나가는 하늘길을 열고, 역내 도시들의 경쟁과 협력을 통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높이고 싶다.

세계적인 관광 사이트는 한국에서 가볼 만한 곳을 서울, 경주, 부산 순으로 추천하고 있다. 신라 천 년의 문화를 품고 있는 경주, 위기 때마다 나라를 살린 대한민국의 정신 수도 안동과 경북, 한국의 근대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대구, 바다로 뻗어가는 부산, 국내 최대 중화학공업도시 울산, 세계적인 음악축제가 열리고 있는 통영 등은 외국인들이 가보고 싶은 대한민국의 명소이자, 한국 문화의 요람이다.

풍부한 관광자원을 갖고도, 접근성이 떨어지는 바람에 해외 관광객을 제대로 유치하지 못한다면 개선책을 모색하는 것은 당연하다. 관광객이나 비즈니스맨 혹은 국제회의 참석자가 인천공항에 내려 또다시 네댓 시간 더 걸려야 서울에 도착할 수 있다고 한다면 누가 서울에서 콘퍼런스를 열고, 북촌이나 인사동을 찾아 한류에 젖어들며, 수출입 업무를 보려 하겠는가. 제2 관문공항을 허용하지 않는 일부 언론의 자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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