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윤옥 여사 주도 '한식 세계화 사업' 예산 부당 집행

감사원, 227억 내역 변경 적발

이명박정부 당시 영부인 김윤옥 여사가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한식 세계화 사업의 예산이 부당 집행된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국회의 요청에 따라 실시한 한식 세계화 지원사업 집행실태 점검 결과, 예산 가운데 5분의 1 이상이 잘못 집행된 것을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감사 대상은 농림수산식품부(현 농림축산식품부), 한식재단,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농기평)이 2009~2012년에 진행한 한식세계화 사업 전반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농림수산식품부는 2009~2012년 한식 세계화 지원사업으로 편성한 예산 931억원 중 704억원만 계획대로 집행하고 나머지 227억원은 내역을 변경해 사용하거나 이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한식 스타 셰프 양성과정'에서는 조리를 전공하지 않은 대학생과 조리 경력이 없는 현직 공무원 등 부적합한 교육생이 무더기로 선발된 사실도 적발됐다.

2010∼2012년 이 과정에 선발된 교육생 227명 중 23.3%에 해당하는 53명이 조리 경력 3년 미만의 조리 비전공자로 조사된 것. 선발 당시 직업이 조리사인 교육생의 비율은 2009년 70.8%에서 2012년 45.9%로 떨어져 한식 전문조리사를 키워낸다는 사업 취지가 퇴색됐다고 감사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특히 미국 뉴욕에서 추진하던 '플래그십 한식당' 개설사업이 신청자가 없어 무산됐는데도 사업비 잔액 49억6천만원을 국회에 보고하지 않고 농기평 등의 연구용역비와 콘텐츠 개발 사업비로 무단 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제일기획에 의뢰한 한식 해외 홍보와 관련, 미국 잡지에 브룩 실즈가 고추장을 고르는 사진 1장만 아무 설명 없이 실렸는데도 농식품부는 "실즈는 한식을 좋아해 잡채와 비빔밥 재료를 직접 구매했다"는 사실과 다른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에게 관련자 주의를 촉구하고, 예산 집행의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는 한편 한식세계화추진단 전체회의 내실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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