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한에 네 번째 SOS마을 세우고 싶어"

한국SOS어린이 마을 50돌 행사…'자립교육'등 건의안 확정

22일 대구 동구 한국SOS어린이마을에서 설립 50주년 기념식이 열려 헬무트 쿠틴 국제SOS어린이마을 명예총재가 SOS 어머니들에게 감사의 뜻으로 반지를 수여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22일 대구 동구 한국SOS어린이마을에서 설립 50주년 기념식이 열려 헬무트 쿠틴 국제SOS어린이마을 명예총재가 SOS 어머니들에게 감사의 뜻으로 반지를 수여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가족을 잃은 어린이들에게 가정의 품이 되어준 한국SOS어린이마을이 50주년을 맞아 22일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천주교 대구대교구 조환길 대주교를 비롯해 유승민 국회의원, 김범일 대구시장, 이재만 동구청장, 대구'서울'순천의 SOS어린이마을 어머니와 어린이, 자원봉사자와 후원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SOS어린이마을은 설립 이념과 전통을 되돌아보고 변화된 사회 환경과 어린이들의 상황에 맞춘 '함께하는 여정' 건의안을 발표했다. 50주년을 맞아 SOS어린이마을의 어머니와 어린이, 직원들은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워크숍을 통해 4가지 의제를 선정했고 분과별로 토론해 최종 건의안을 확정했다. 이날 공포된 의제는 ▷SOS어린이마을 이념의 계승과 발전 ▷아이가 행복한 세상 ▷직무의 전문성 ▷자립교육 등이다. 세부건의안은 아이 특성에 맞는 전문상담사 배치와 다양한 소통의 장 마련, 직원 업무능력을 높이기 위한 체계적인 교육, 자립기술 습득을 위한 매뉴얼 작성 등이다.

이날 행사에는 감사의 뜻을 전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50년 동안 한국SOS어린이마을을 도운 후원자와 봉사자 7명에게 감사패를, 이어 오랫동안 근무한 직원 17명에게 공로패를 각각 전달했다. 또 10년 이상 어린이들을 위해 살아온 SOS 어머니 7명(대구 5명, 서울 2명)에게 반지를 수여했다.

SOS어린이마을 어머니와 아이들은 직접 마련한 축하공연을 펼쳤다. 흰 블라우스 차림의 순천마을 어머니 13명이 합창으로 공연의 문을 열었다. 이어 목에 초록'노랑'분홍 스카프를 두른 대구마을 아이 30여 명이 입을 모아 노래를 불렀다. 손을 가지런히 모았다가 두 팔을 앞뒤로 흔들면서 목청을 높였다. 대구마을의 또 다른 초등학생 6명은 오카리나 연주를 들려주었다. 입에 오카리나를 대고 볼에 바람을 불어넣으며 손가락으로 구멍을 막았다 뗐다 하면서 선율을 만들어 냈다. 서울마을 아이 10여 명은 음악에 맞춰 빨강, 노랑, 파랑 깃발을 양손에 들고 흔들면서 깃발춤을 췄다.

SOS어린이마을 출신이자 동문대표인 정모(55) 씨는 "SOS어린이마을은 헐벗고 버림받은 아이들에게 가정을 주었고 밝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터전이자 미래를 준비하는 희망이 됐다"며 "많은 아이들을 돌보느라 일생을 헌신한 어머니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설립자인 헤르만 그마이너의 뒤를 이어 1985년부터 27년간 SOS어린이마을국제본부 총재로 활동한 헬무트 쿠틴 국제SOS어린이마을 명예총재는 "50년 동안 변화된 환경 속에서도 SOS어린이마을의 가정 형태의 양육은 여전히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조환길 대주교와 함께 북한에 가서 한국의 4번째 SOS어린이마을을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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