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부터 시작되는 중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목요일인 20일 오전 민주평통 간부위원 임명장 수여식 이후 주말까지 사흘간 공식일정을 잡지 않은 채 한중정상회담 등 방중 준비에 올인하고 있다.
5월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 이어 취임 후 두 번째 정상외교 무대가 될 이번 중국방문은 남북관계가 꼬여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역할이 과거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으로서는 한중정상회담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청와대는 국가정보원의 댓글 의혹에 대한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발언 논란 등에는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방미 성과가 윤창중 전 대변인으로 인해 덧칠된 것을 의식, 이번에도 NLL대화록과 국정원 국정조사를 둘러싼 공방이 자칫 한중정상회담의 성과를 희석시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도 엿보이고 있다.
방중에 앞서 박 대통령이 직접 챙겨야 할 사안들이 적지않다. 중국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 준비는 물론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중국 지도부와의 연쇄 면담도 계획돼 있는데다가 3박 4일이라는 짧은 일정 속에 산시성 시안(西安)까지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할 사안들이 많다는 것이다.
평소 박 대통령이 외빈 등을 접견할 때 인적사항은 물론 과거의 인연까지 챙겨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방중을 앞두고서도 시 주석은 물론 시 주석의 부친 시중쉰(習仲勛)에 대한 여러 정보는 물론,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장더장(張德江)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중국 최고지도부 인사들에 대해서까지 꼼꼼하게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이번 방중 기간에 박 대통령이 중국어 연설을 할지 여부도 관심사 중의 하나로 대두하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 영어 연설을 한 것에 대해 호평을 받자 청와대는 이번 중국 방문에서도 중국어로 연설하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순방기간 베이징의 한 대학을 방문, 연설할 것으로 알려져 중국어 연설 연습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중국어는 4성 때문에 (박 대통령이) 중국어로 연설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고 전했다.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서울 프로세스 등 한반도와 동북아 주변 정세와 관련된 사안이 이번 방중의 핵심현안이지만 한중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탈북자문제, 한중관계 업그레이드 및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과 재중동포의 위상문제 등 다른 현안들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다. 방중 수행원 명단도 박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대통령은 지난 미국 순방에 앞서도 며칠간 외부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영어 연설 연습 등 방미 준비에 집중한 바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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