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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 대화록 공개후 국정조사" vs "국정원 선거개입 먼저"

보수단체
보수단체 "NLL 대화록 공개하라"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진보단체의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에 반대하는 맞불 집회를 열고 NLL 대화록 공개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주최로 열린 '국정원의 정치'선거개입 의혹 규탄, 국정조사 촉구' 촛불집회에서 시민과 대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국정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원 댓글 사건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북방한계선) 포기 취지 발언의 대화록 문제가 연일 여의도 정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해 대선 정국의 최대 이슈였던 국정원 댓글'NLL 대화록 논란이 7개월이 지나 다시 국회에서 불붙고 있는 것이다.

여야는 한 치도 밀릴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면서 '강 대 강' 대치를 계속하고 있다. 국정원 의혹 국정조사 및 NLL 대화록 공방과 관련, 새누리당은 '대화록 즉각 공개-NLL 국정조사 실시'를 주장하고, 민주당은 '선(先) 대선개입 국조-후(後) 대화록 공개'로 맞서고 있어 접점 모색은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민주당은 국정원의 선거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국회의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전국적인 서명운동에 돌입하기로 결정하는 등 장외 촛불 집회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6월 정국은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23일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긴급연석회의'에서 "새누리당이 NLL 발언록 아닌 세상의 그 무엇을 들고 나와도 국정원 국조를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끝까지 사건 실체를 낱낱이 밝히고 그 책임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며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국가권력기관을 개혁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단단히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연석회의 직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번 주부터 국정원 국조를 촉구하는 단계적 장외 투쟁에 돌입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국회와 장외 중 한쪽을 택하는 것은 낡은 형태의 투쟁방식으로, 쌍끌이로 가야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면서 "단계적이면서도 다양한 투쟁 방식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경제민주화 및 민생법안 처리가 집중될 6월 국회에서는 '을'(乙)을 지키는데 전력하면서 국민의 동향을 살핀 뒤 6월 국회가 끝나는 대로 장외 투쟁에 본격 나서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날 연석회의에 불참한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진실 규명을 위해 정상회담 대화록을 열람하려면 당연히 국가기록원에 있는 정본 또는 원본을 열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정상회담 대화록은 국가기록원에 이관된 것이 정본으로, 국정원에 있는 것은 내용이 같아도 부본이나 사본일 뿐"이라며 "국정원에 있는 것은 (원본과) 똑같은 내용인지 알 수 없으므로 결국은 국가기록원 것을 열람해서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야당의 장외 투쟁 결정에 대해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우리도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닌데 야당이 이를 명분으로 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당은 또 "민생을 외면한 정략적 꼼수"로 규정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6월 임시국회에 산적한 법안들이 많고 국내 경제도 '위기'라고 하는 판에 야당이 장외투쟁을 벌인다면 어느 국민이 지지하겠느냐"며 "오히려 우리(여당)에 대한 국민들 지지만 높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민주당이 대화록 공개의 전제조건으로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것은 대화록을 보지 않겠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면서 "말과 속생각이 전혀 다른 전형적인 정치적 위장술"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진실은 하나이고 그 진실은 대화록 안에 있으며 그 하나의 진실이 모든 논란을 종식시켜 줄 것"이라며 "민주당은 당장 진실을 직접 보고 확인해 국민께 말하는 게 정정당당한 모습이다. 전제 조건은 필요 없다"고 민주당을 몰아붙였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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