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금융시장 안정화 방침에도 금융시장은 여전히 요동치고 있다. 버냉키 쇼크로 코스피지수는 1800선이 무너졌고 원·달러 환율은 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인 1800선을 내주면서 시장에서는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4거래일 연속 출구전략 후폭풍
정부는 지난 주말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외환시장이 급변하면 즉각 개입하고 장기채 발행량을 줄여 금리 상승에 대응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24일에도 미국의 출구전략 후폭풍을 이겨내지 못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82포인트(p) 내린 1799.01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 18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해 7월 26일(1782.47) 이후 11개월만이다. 코스닥지수도 12.24p(2.35%) 내린 508.65를 기록,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계속된 가운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폭락한 것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4일 전 거래일보다 109.59p(5.29%) 빠진 1963.23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들은 12거래일 연속 매도 행진을 이어가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코스피시장에서 2천491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개인이 1천473억원, 기관이 972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지만 지수방어에는 실패했다.
원·달러 환율은 1년만에 1천160원대를 기록했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7원 오른 1천161.4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난해 6월 25일(1161.7원) 이후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20일 14.9원, 21일 9원에 이어 3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달 19일 종가(1130.8원)와 비교하면 3거래일만에 30원 이상 급등한 것이다.
채권금리도 또다시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4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8%p 상승한 연 3.12%를 나타냈다. 국고채 5년물과 10년물 금리도 각각 0.11%p, 0.10%p 오른 연 3.43%와 연 3.68%를 기록했으며 장기물인 20년물과 30년물 금리도 각각 0.13%p, 0.11%p 상승했다.
◆추가 하락 가능성 열려 있어
코스피지수가 1차 지지선으로 여겼던 1800선을 내주자 코스피 저점이 예상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24일 코스피 하단을 기존 1870에서 1780으로 하향 조정했다. IBK투자증권은 다음달 코스피지수가 1780∼192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1750선까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환시장이 진정되는 시점에 주식 반등의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환율인데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1750선까지는 저점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 장세가 지루하게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정용택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추가적인 지수 조정 가능성은 낮지만 조정 기간은 길어질 것이다. 1770~1780선을 저점으로 3분기까지 기간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떨어질 만큼 떨어졌기 때문에 저점 형성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장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 중국 증시의 급락에 유럽과 미국 증시도 떨어진다면 국내 증시도 한 번 더 조정받을 수 있겠지만 그걸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주가 하락이 심리적 충격의 성격이 큰 만큼 장기화할 변수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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