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도입된 선택형 수능시험 과목 중 영어 A'B형에 대한 교육현장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선택형 수능은 당초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여주자는 취지에서 도입됐지만 특히 영어에서 A'B형 선택에 따라 입시에 유불리가 갈리면서 수험생과 교사, 교육 당국을 힘들게 하고 있다. 내년 수능부터 영어만큼은 A'B형 구분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학생, 교사 모두 힘들다
선택형 수능에서 중상위권 대학들은 대체로 인문계열에 국어B-수학A-영어B, 자연계열에 국어A-수학B-영어B를 요구하고 있다. 영어 B형이 공통으로 걸린다. 관건은 일부 대학 또는 학과에 따라 영어 A형과 B형 모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놓고 B형 선택에 가산점을 줄 때다. 수험생은 가산점이 있는 B형과 쉬운 A형 중 어느 것이 자신에게 유리한지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다른 수험생의 이동에 따라 내 위치(등급)가 결정되기 때문에 이 유불리 판단이 어렵다. 이번 6월 수능모의평가에서 영어 B형 선택자는 82.3%나 됐지만, 11월 본 수능에서 얼마까지 줄어들지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 다만 입시전문가들은 영어 A형 선택 비율을 최대 30%로 '가정'하고 B형에서 4, 5등급 이하의 수험생은 A형으로 이동하라고 조언하고 있을 뿐이다.
또 하나는 가산점 자체다. '영어 B형에 얼마만큼의 가산점을 줘야 A형의 쉬운 난도를 상쇄하는가'는 대학들의 최대 고민이다. 대구경북 4년제 대학들은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25%의 가산점을 영어 B형에 주고 있지만, 이게 충분한지는 수능이 끝나봐야 안다.
학교 영어 수업도 파행이다. 한 고교 교사는 "영어 A형 선택이 적다 보니 이들만을 위한 수업은 사실상 할 수가 없다. 하지만 EBS교재 연계율이 70%이기 때문에 A형 영어수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다른 고교 진학부장 교사는 "영어 A'B형에 따른 유불리 때문에 올해는 9월 초 수능원서 쓸 때부터 눈치작전이 벌어질 것"이라며 "이 때문에 '로또 수능'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교육청도 고민
시'도 교육청들은 영어 A'B형 고사장 확보가 문제다. 내용이 다른 영어 A'B형 듣기시험을 같은 시간대에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고교들은 모의고사 때 응시자가 많은 B형은 교내 방송으로, A형은 CD플레이어 등으로 듣기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본 수능에서는 동일한 교내 방송으로 치러야 한다.
대구시교육청은 대구 53개 고사장을 아예 영어 A형 또는 B형 고사장으로 구분'배치한다. 문제는 8개 시험지구, 69개 고사장에서 수능을 치러야 하는 경북이다.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영덕, 청송, 울진, 의성, 청도 등 10개 군(郡)지역의 고사장이 한 곳뿐이다. 이 지역에선 추가로 고사장을 마련해 영어 A'B형 고사장으로 나누거나, 같은 학교에서 A'B형 시험을 진행해야 한다. 후자 경우 '같은 학교 안이더라도 다른 건물에 A'B형 고사장을 배치하라'는 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지침이다. 문제는 같은 학교에 한 동(洞)의 건물밖에 없을 때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영어 A'B형 고사장을 건물의 층을 달리해 서로 다른 맨 끝에 배치하는 등의 방법도 모색 중"이라고 했다. 한 고교 교사는 "실제 수능에서 고사장 배치에 대한 수험생들의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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