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와대 등 해킹 속출…사이버위기 '주의' 발령

정부는 25일 오후 3시40분을 기해 사이버위기 경보를 '주의' 단계로 높여 발령했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전 청와대와 국무총리 국무조정실의 홈페이지와 일부 언론사 서버에 대한 해킹 공격 사실이 확인되자 오전 10시45분 사이버위기 '관심' 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정부는 이날 정부기관 및 언론사 해킹에 대한 설명 브리핑을 오후 5시30분 실시할 예정이다.

청와대 홈피 해킹 외에 이날 오전 안행부·미래부·통일부의 홈페이지에도 접속 장애가 발생했고, 일부 언론사 및 새누리당의 일부 시도당 인터넷 홈페이지도 해킹 의심사례가 나타났다.

미래부는 "일부 정부부처 홈페이지 접속 장애는 정부통합전산센터의 도메인 네임 시스템(DNS)의 트래픽 장애에서 비롯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청와대 해킹과 연관성이 있는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일시적으로 스포츠서울, 건설경제, 이투데이의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되고, 조선일보 홈페이지에서도 접속 장애가 나타났으나 해킹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접속 폭주로 인한 일시적인 장애로 알려졌다.

매일신문사도 이날 오전 기자들의 기사작성을 지원하는 시스템에 원인이 확인되지 않는 장애가 발생해 신문제작에 일시적 차질이 빚어졌다.

새누리당의 경우 이날 오전 11시30분 현재 16개 시도당 가운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전역과 부산·울산·광주·강원·경북 등 8개 시도당 홈피에서 해킹의심사례가 나타났다. 현재 이들 시도당의 홈페이지에는 특별한 메시지는 없으나 접속 자체가 안되거나 'UNDER CONSTRUCTION'(정비 중)이라는 안내 문구가 게시돼 있다.

정부 관계자는 "내부 시스템 장애 가능성도 있으나 해킹 등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며 "피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언론사와 방송사에 보안강화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국무조정실 홈페이지는 외부세력에 의해 25일 오전 9시30분께 해킹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킹 당시 청와대 홈페이지(president.go.kr)에 접속하면 '위대한 김정은 수령' 등의 메시지가 화면 상단에 붉은 글자로 도배되다시피 나타났다.

특히 오전 10시께부터 약 10분간 "통일대통령 김정은 장군님 만세! 우리의 요구조건이 실현될 때까지 공격은 계속 될 것이다. 우리를 기다리라. 우리를 맞이하라. 위 아 어나니머스, 위 아 리전. 위 두 낫 포기브, 위 두 낫 포겟. 익스펙트 어스(We Are Anonymous. We Are Legion. We Do Not Forgive. We Do Not Forget. Expect Us.) 민주와 통일을 지향하는 어나니머스코리아"라는 문구와 함께 회의 중인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이 게재됐다.

현재 청와대 홈페이지는 작동이 중단된 가운데 첫 화면에 '시스템 긴급점검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운영 중단됩니다'라는 문구가 떠있다.

이번 해킹은 국제해커그룹인 어나니머스(Anonymous)가 이날 낮 북한의 조선중앙통신과 구국전선 등 46개 웹사이트를 해킹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보복성 메시지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어나니머스의 일원이라고 밝힌 해커는 6·25전쟁 발발일에 맞춰 예고대로 북한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할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공격의 목적은 북한 주민이 외부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북한의 정보를 빼내는 것이라고 했으나 북한은 어나니머스의 공격을 주권국가의 자주권을 침해하는 도발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실린 문구가 있지만 정확한 공격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검토와 판단을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뉴미디어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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