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오페라 '비상의 날개' 달았다

닻 올린 대구오페라재단

대구 오페라의 명실상부한 총본산이 될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구 오페라의 명실상부한 총본산이 될 대구오페라하우스

지난 2009년부터 논란이 계속돼 오던 대구오페라재단 설립 문제가 지난 24일 설립 조례안이 시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소속 의원 5명이 만장일치로 '대구시 재단법인 오페라 하우스 설립 밑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시키면서 지역 오페라 관련 3개 조직이 하나로 통합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 현재 대구시 오페라 관련 조직은 대구오페라하우스와 대구시립오페라단, (사)대구국제오페라축제조직위원회로 나눠져 운영돼왔다.

이번 조례안 통과에 따라 오페라관련 3개 조직은 오페라하우스를 중심으로 통합될 전망이다. 김대권 대구시 문화체육국장은 "정관을 어떻게 마련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재단 대표 혹은 상근이사가 오페라하우스 관장을 겸하도록 해 일단은 오페라하우스를 중심으로 축제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그 동안 오페라 재단 설립에 강한 반대 입장을 밝혀왔던 이재녕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은 "김범일 대구시장을 만나 오페라 재단 설립에 따라 불거질 수 있는 각종 문제점과 우려에 대해 여러 차례 설명했지만, 재단 설립에 대한 시장의 의지가 강력했고 더 이상 반대하긴 힘들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대신 조례안을 일부 수정해 정관 개정시 시의회를 거치도록 했고, 법인 대표를 두도록 한 안을 개정해 대표를 두지 않고 상임 이사를 둘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 3가지 운영 방식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재단의 자율성을 일정 부분 제한하고 이사장인 대구시장이 더 많은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조례안 통과에는 늘어나는 문화시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공무원 인력 문제가 한 몫을 했다는 후문이다. 김대권 국장은 "11월 시민회관 재개관도 앞두고 있지만 문화시설은 빠르게 확충되고 있는데 비해 지방 공무원 숫자는 법으로 정해져 있어 인력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들어 수차례 시의회를 설득했다"고 했다.

5년을 지지부진하게 이어져오던 오페라 재단이 출범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지역 음악계에서는 환영과 우려가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 오페라 관련 인사는 "통합 필요성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었던 터라 재단 설립 조례의 통과는 만시지탄이 있지만 환영한다"고 했다. 지금보다 더 많이 오페라 전문가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여지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통합 운영할지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와 토론이 없었던 상황에서 재단이 출범하게 돼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는 "벌써부터 대표직에 누가 거론되고 있다거나 누가 어느 자리에 갈 것이라는 등 소문이 무성한 상황인데다, 힘들게 10년을 이끌어오며 성장시켜 놓은 대구 오페라의 토대를 다른 지역 사람들이 와서 생색만 내는 사태가 생기지는 않을지 긴장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앞으로 오페라 재단 설립 문제는 시의회 본회의 통과를 남겨놓고 있으며, 이후에는 정관과 발기인 구성을 마친 뒤 창립총회를 갖고 대표 혹은 상임 이사를 선출하게 된다. 김대권 국장은 "적어도 3~4개월 이내에는 재단 법인의 정식 출범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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