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복을 키우는 상담뜨락] 부모의 사랑을 먹고 싶은 아이들

이 세상에서 자녀들이 가장 먹고 싶어 하는 것은 '부모 사랑'이 아닐까. 그런데 의외로 이 사랑을 먹지 못해 마음의 병을 앓는 아이들이 많다. 그 사랑을 주는 게 무에 그리 어려울까마는, 어느 부모들에게는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들의 부모로부터 이 사랑을 얻어먹어 본 경험이 그리 많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내 안에 있는 마음의 재료만큼 세상을 본다'라는 심리학적 색채를 띤 말을 공감하게 되는 경우가 꽤 많다. 누구나 초기 인간관계 경험이 열악하면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불안과 분노와 강박증적인 요소로 자녀들과 상호작용을 한다.

그러한 필터기로 상황을 걸러서 보면, 잔소리 하고, 분노를 터뜨리고, 불안처리를 위해 충동적 표출행동을 해야 하는 것이리라.

이러한 성격 요소를 가진 부모에 의해 길러지는 아이들이 부모에게 영향을 받아 다시 불안정하고 분노의 화신이 되고, 공격적인 행위로 반응하는 것이 그리 낯설어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필자는 상담뜨락에서 만나는 많은 청소년들이 일으키는 마음의 병들을, 부모사랑을 충분히 먹지 못해서 생기는 일명, '대체된 인스턴트 사랑을 먹은 일탈행동'이라 부른다. 부모야말로 아이가 먹고 싶은 사랑을 즉각 먹여줄 수 있는 최단거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그 욕구를 지연시키거나 좌절시키는 것일까.

그것은 아이의 욕구를 아이 자신의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눈으로 본 결과이리라. 타인의 눈으로 내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는 부모 자신의 진실한 마음의 상태를 볼 수 없으며 그 결과, 아이의 현실에 대한 욕구도 감별하지 못한 채, 아이를 불행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다. 반면, 현명하게 아이를 키워가는 부모는 탁월한 '공감'(共感) 능력이 발달되어 있다.

그들은 아이의 감정생활에 대해서 상상력을 발휘해서 그 기분을 통찰해 주는 기술을 지니고 있다. 이런 부모의 아이는 유순하며, 부모를 존경하여 생활이 순조롭기까지 한 것을 본다.

지금, 우리 부모들이 자녀에게 할 일은 '사랑의 대체물인 인스턴트 음식=미움, 비난, 잔소리, 평가절하, 금지하기'를 중지하고 제대로 된 '사랑의 음식=칭찬, 편들어주기, 인정하기, 보호하기, 도와주기'를 제공할 때이다. 그리하면, 꽃보다 어여쁜 아이의 얼굴을 새롭게 만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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