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이후 한중 관계가 상당한 발전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리적 인접국으로 상호 간 인적 교류나 경제적 협력 관계는 해마다 발전하고 있으나 '북한'이라는 변수로 양국 간 정서적 밀월 관계는 21년 전 한중 수교 이후 큰 진전을 보지 못해 왔다.
특히 박 대통령이 최고 국빈급 환대를 받으며 중국 권력자들과 잇따라 회담을 가진 것은 우리뿐 아니라 동반자적 협력 파트너로 한국을 인정하려는 중국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북핵 문제는 물론 한'중 FTA 협상 등 양국 현안 문제 해결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경제'통상협력
대(對) 중국 교역량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2천151억달러로 우리의 최대 수출'수입'교역대상국이다. 그러나 이제는 한 단계 도약을 해야 할 시점이라는 게 양국의 공통된 생각이다. 여기서 주목한 것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다.
박 대통령은 27일 차이나데일리 인터뷰에서 "양국의 경제적 위상에 맞게 한중 경제협력도 새로운 협력의 틀을 모색할 때가 됐다고 본다"며 "FTA를 통해 서로의 내수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면 양국 간 안정적 교역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중국 정부가 상대적으로 낙후한 내륙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진행 중인 '서부대개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도 거대한 프로젝트지만 인프라 확충이나 정보기술(IT)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우리 기업들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07년 쓴 자서전에서 "1970년대 중동 진출로 큰 기회를 만들었다면 21세기에는 중국의 서부대개발이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썼다.
제조업 분야 중심의 협력도 미래분야의 협력으로 넓어지고 강화된다.
우선 방중 기간 중 양국 간 '경제통상 협력 증진 양해각서' 등 7개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한중 정보통신 분야의 협력을 위해 장관급 전략 대화를 개최하고, 대기과학'생명과학'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대한 공동연구를 강화하기로 했다.
▶정치'사회 협력 증진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 관광객이 일본을 넘어선 것에서 알 수 있듯 양국 간 경제'문화적 교류는 한중 수교 21년간 빠른 속도로 발전해왔다.
그러나 정치'사회적 협력의 수준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양 정상은 이와 관련, 정상과 정치 지도자 간 소통 강화를 통해 정치적 협력을 증진하기로 합의했다. 한반도 안보나 대형 경제'사회적 이슈가 터졌을 때 한미 정상이 전화통화를 갖고 긴밀하게 협의하는 모습을 이제는 한중 정상 간에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나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간 대화체제를 신설해 한반도 안보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가능하도록 하고 외교장관 간 방문을 정례화하고 핫라인도 가동하도록 함으로써 외교적 거리감을 대폭 줄이도록 했다.
양국 국민 간 감정을 악화시키는 요소 중 하나였던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양경계획정 협상을 조속히 가동하고 조업질서 강화를 위한 협력을 증진시키기로 한 것도 의미 있는 대목이다.
▶한반도 비핵화 '절반의 진전'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중국은 그동안 비핵화를 기본 입장으로 견지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두둔하는 듯한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한중 양측이 정상회담 등을 통해 채택한 공동성명 또는 공동보도문은 이번을 제외하고 총 8차례였으나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대체로 중립적이고 의례적인 문구를 담는데 그쳤다.
그러나 이번 방중에서 채택된 미래비전 공동성명에서 한중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 및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가 공동이익에 부합함을 확인하고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합의함으로써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접근에서 과거에 비해 진일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박 대통령이 밝힌 '북핵 불용'을 공동성명에 못 박지 못한 것이나, 대화에 앞서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를 요구해온 한미의 입장과는 달리 공동성명에서는 6자회담의 틀 안에서 양자 및 다자대화를 강화하기로 한 대목은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베이징에서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