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2위권 팀들의 추격을 따돌렸다. 추격자들의 거센 압박에 가쁜 숨을 몰아쉬었던 삼성은 모처럼 포기하지 않는 야구로 승리를 낚아 처져 있던 팀 분위기를 바꾸었다.
삼성은 28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9회말 대역전극을 빚어내며 KIA 타이거즈에 6대5로 승리했다. 이로써 삼성은 연패를 끊어냄과 동시에 이날 넥센과 LG가 패함에 따라 2위 롯데와는 2.5경기차, 5위 KIA와는 3.5경기차로 승차를 벌렸다. 만약 이날 삼성이 패했다면 1위와 5위까지는 1.5경기차로 좁혀져 그야말로 살얼음판 선두를 유지할 뻔했다.
또 KIA전 자신감도 충만했다. 삼성은 올 시즌 KIA에 6승1패로 앞서고 있다.
경기 내내 KIA의 꽁무니만 쫓던 삼성은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서 뒤집기를 일궈냈다. 3대5로 뒤진 채 맞은 9회말 삼성은 KIA 마무리 앤서니를 괴롭히며 거짓말 같은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선두타자 박석민이 좌익수 왼쪽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려내면서 분발하자 채태인이 2루 땅볼로 박석민을 3루에 보냈다. 이어 박한이의 중전 1타점 적시타로 턱밑까지 쫓아간 삼성은 주자를 정형식으로 교체,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1사 1루서 대타 진갑용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정형식의 2루 도루와 이날 홈런 2개를 친 김상수의 볼넷으로 KIA를 압박한 삼성은 배영섭이 우중간 1타점 적시타를 쳐 5대5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계속된 2사 1, 3루. 타석에는 9회초 수비 때 2루수로 들어온 정병곤이 들어섰고, 그가 방망이를 힘차게 휘둘러 맞힌 공은 유격수와 3루수 사이를 가르며 삼성발 해피엔딩 드라마를 완성했다.
삼성은 이날 끈질기게 KIA를 물고 늘어졌다. 1회초 선발투수 배영수가 김주찬에게 선취점을 내주자 곧바로 1회말 최형우가 솔로포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회초 나지완의 적시타로 다시 리드를 빼앗긴 삼성은 김상수가 시즌 3호이자 개인통산 7호 홈런을 쏘아 올려 또 한 차례 동점을 만들었다. KIA가 4회초 이범호의 솔로포로 앞서나가자 7회말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김상수가 KIA 선발 양현종에게서 또 한 번의 깜짝 홈런을 뽑아내며 승부에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8회초 불펜 차우찬이 나지완에게 뼈아픈 2점 홈런을 맞아 삼성은 그대로 무너지는 듯했다. 하지만 세 차례나 KIA의 뒤꽁무니를 쫓던 삼성은 패색이 짙었던 마지막 공격서 보란 듯 뒤집기를 일궈내며 이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해 21번째, 통산 848번째 끝내기 안타이자 2011년 데뷔 후 자신의 첫 번째 끝내기를 쳐낸 정병곤의 활약도 좋았지만 두 차례나 동점포를 쏘아 올린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김상수의 활약이 돋보였다.
2011년과 지난해 한 시즌 2개씩의 홈런밖에 치지 못했던 김상수는 이날 두 개의 홈런을 한 경기서 뿜어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한편, 넥센은 한화에 7대8로, LG는 SK에 1대2로 패했다. 두산은 NC를 6대5로 물리쳤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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