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한 홈쇼핑은 해외 유명 란제리를 판매했다. 이 제품은 피부 탄력과 수분 유지 기능을 지닌 활성 효소인 레티놀 세라마이드 지방산을 캡슐형태로 부착한 특수원단을 사용했다. 속옷에 화장품 기능을 접목시킨 신개념 제품이다. 방송이 끝나기도 전에 이 속옷은 완판을 기록했다.
섬유와 화장품이 만나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내고 있다. 바르기만 하던 화장품이 '입는 화장품'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 섬유와 화장품의 융합인 '코스메토텍스타일'이 국내 섬유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들어 의류산업은 '기능성'의 한계에 직면, 새로운 분야를 찾아 나섰다. 한 아웃도어 관계자는 "방수와 투습, 항균 등의 기능성 원단을 이용한 것 이상의 새로운 아웃도어 제품을 요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이제는 입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신체의 밸런스를 맞춰주며 건강도 챙길 수 있는 '감성' 의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최근 섬유업체들이 '건강'과 '뷰티', '케어'를 콘셉트로 바꾸면서 앞다퉈 연구개발에 뛰어드는 분야가 바로 '코스메토텍스타일'(Cosmetotextile)이다.
◆커지는 코스메토텍스타일 시장
'코스메토텍스타일'은 화장품(Cosmetic)과 섬유(Textile)의 합성어로 '화장품합유섬유'라고 할 수 있다. 섬유에 화장품 기능을 융'복합화한 소재로 피부와 접촉해 뷰티의 효과(보습, 미백, 항산화 및 다이어트)를 부여할 수 있는 섬유 소재를 의미한다. 바로 '입는 화장품'이다.
대표적인 제품군은 Bio-active 아웃도어, 다이어트 이너웨어, 스마트 마스크팩 등이다. 이들 제품은 모두 원단 속에 항산화, 항노화, 다이어트 등 건강을 이끄는 원료에서부터 보습, 미백 등 화장품 원료를 함유하고 있다.
코스메토텍스타일은 이미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유럽에서는 올해 코스메토텍스타일 시장을 약 7억달러 정도로 예측하고 있다.
다이텍연구원 관계자는 "유럽의 다이어트(슬리밍) 시장에서 코스메토텍스타일은 2006년부터 연 평균 35%의 성장을 거듭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2010년에는 유럽 내 다이어트 시장의 10%에 달하는 1억유로가 코스메토텍스타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장의 성장은 소비자들의 꾸준한 요구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화장품은 아침과 저녁에 한 번씩 바르는 것에 그치기 때문에 뷰티와 케어에서 한계가 있다"며 "하지만 섬유와 접목해 입게 되면 착용하는 동안에 계속해서 케어가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 "지금의 기술력은 충분히 이러한 효능을 입증할 수 있어 신뢰성도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도 '코스메토텍스타일'
코스메토텍스타일 시장이 커지는 만큼 국내외 기업들은 천연물을 캡슐화한 섬유유연제를 개발하거나 피부보호 효과가 있는 섬유제품군을 연구 중이거나 시중에 내놓고 있다.
대구경북 역시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코스메토텍스타일에 관심을 가지는 기업이 늘고 있다. 화장품업체들의 섬유진출 및 섬유업체의 화장품 분야 확대가 나타나고 있는 것. 가장 대표적인 분야는 바로 '마스크팩'이다.
기능성 아웃도어 바지를 만드는 인네이쳐는 올해 '인네이쳐 C&H'를 설립, 마스크팩 사업에 뛰어들었다. 회사는 나노섬유와 마스크팩을 접목해 피부표면과의 접촉면적을 넓혀 효과를 끌어올리는 제품을 연구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팩의 섬유 소재는 화장품 원료의 지속성이 한계가 있다"며 "방사에서부터 원료를 넣어 피부가 흡수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 업체인 '이지함 화장품' 역시 섬유와의 융합을 연구 중이다. 한 관계자는 "마스크팩이 불안전한 원료를 붙잡아두기 위해서는 특수 섬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화장품 원료에서부터 '건강'을 위한 새로운 원단도 개발 중이다.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은 2년 전 기능성 아웃도어에서 나아가 착용자의 건강을 개선시키는 '감성' 의류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음이온을 방출하는 원단을 가공하는 기술을 개발, 국내 브랜드에 납품해 시중에 선보였다.
이곳 관계자는 "만약 옷을 입는 것 만으로도 좋은 기운을 얻고 건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봐라. 아웃도어 업체들이 가야할 길이 바로 이러한 분야다"고 설명했다.
다이텍연구원 전성기 원장은 "섬유를 소재로 한 파운데이션이 고가에 판매될 정도로 섬유와 화장품의 융합 제품은 그 가치가 매우 높다"며 "경북 지역이 화장품산업을 육성하려는 것에 발맞춰 지역 섬유업체가 융합에 귀를 기울인다면 큰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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