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모니카 선율로 사회봉사 "즐거운 삶 전하고파"

강좌개설 연주 보급 앞장 김영조 씨

50년 하모니카 인생 김영조 씨가 자신의 하모니카 연습실에서 다양한 하모니카를 보여주고 있다.
50년 하모니카 인생 김영조 씨가 자신의 하모니카 연습실에서 다양한 하모니카를 보여주고 있다.

"하모니카를 불면 마음이 즐겁기만 해요. 세상이 아름다워질 때까지 하모니카 선율을 전할게요."

1일 오후 대구 북구청소년문화센터 강의실. 대부분 50, 60대 주부인 수강생 20여 명이 하모니카를 배우고 있었다. 강사가 하모니카로 영국 민요인 '그 옛날에'를 시범으로 멋지게 연주했다. 수강생들은 발 박자를 맞추면서 계명으로 민요를 따라 불렀다. 그리고는 강사가 한 구절 연주하면 수강생들도 서툴지만 한 구절씩 따라 연주했다. 강사는 "하모니카는 센음과 여린음, 그리고 반음처리를 잘해야 잘 부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50년 하모니카 인생을 살고 있는 김영조(70) 씨. 그는 대구에서 하모니카 연주라면 최고의 실력자로 통한다. 하모니카 대중화를 위해 1990년대 중반 대구지역 문화센터에 하모니카 문화강좌를 처음 개설한 인물이다. 그는 칠순이지만 지금도 하모니카의 감미로운 선율을 보급하느라 나이를 잊고 있다. 출강하는 문화강좌만 10여 곳. 하루 한 강좌는 기본이고 하루 세 강좌를 뛰어다닐 때도 있다. 그가 대구에서 하모니카를 가르친 사람만도 20년 동안 5만~6만 명에 이른다.

"하모니카를 잘 불려면 연습 외에는 왕도가 없어요. 특히 불고 들이마시는 호흡조절이 매우 중요하지요."

그가 처음 대구에 하모니카를 보급하는 데 상당한 고충도 있었다고 한다. 당시 대부분 시민들은 하모니카라 하면 독학으로 배우는 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백화점 문화강좌에 하모니카 강좌를 개설했지만 배우려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 하지만 하모니카의 다양한 연주법이 소개되면서 시민들의 인식도 점차 바뀌었다고 한다.

대구 시지에 사는 그는 하모니카가 친구와도 같다. 소장한 하모니카 종류만 30여 가지. 미국, 유럽, 아시아인들이 좋아한다는 웬만한 하모니카는 모두 갖고 있다. 방에는 작은 하모니카 연주실도 갖추고 있다. 강의가 없는 시간에는 혼자 연습을 한다. 그는 하모니카 연주에 맞게 직접 편곡한 곡만도 클래식, 가곡, 가요, 찬송가를 포함해 800곡이 넘는다. 대부분 멜로디 편곡이지만 합주 편곡도 50곡에 달한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하모니카를 불기 시작했어요. 동네 형들이 하모니카를 부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어요. 그래서 부모님을 졸라 하모니카를 장만해 혼자 하모니카를 배웠어요."

경북 의성이 고향인 그는 서울에서 생활하다 우리나라 하모니카 연주의 최고 권위자로 불리는 이해봉 선생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기도 했다.

그는 하모니카 선율로 사회봉사도 나서고 있다. 2006년 코스모스합주단을 결성해 매월 재활원, 요양원, 양로원에서 하모니카 합주를 선사하고 있는 것. 또 매년 대구스타디움 야외공연장과 반월당 도시철도 2호선 환승역에서 대구시민을 위한 하모니카 합주 연주회도 갖고 있다. 그는 악기 연주 실력이 뛰어나 한때 드러머로 활동했으며 아코디언, 피아노 연주도 할 수 있다.

"하모니카는 내 인생이에요. 모든 사람이 하모니카를 불면 심성이 고와지고 세상이 아름다워지지 않을까요. 힘이 닿는 데까지 하모니카 보급을 위해 뛸 것입니다. "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