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면민 여러분…."
한때 소형트럭에 영사기를 싣고 산간 오지마을을 찾아다니며 가설극장에서 영화를 보여주던 시절이 있었다. 흑백 TV도 흔하지 않았던 시절, 줄거리나 작품성은 둘째 치고 활동사진(영화)은 그것 자체만으로도 정말 신기한 볼거리였다.
지금의 시골은 그때 그 시절과 별반 달라진 게 없다. 대도시 중심으로 우후죽순 생겨나는 첨단시설의 멀티플렉스는 시골 사람들의 입장에선 그림의 떡이다. 우리나라 900여 개의 상업영화관은 대부분 대도시에 집중돼 있고, 시'군지역에서는 그나마 중'소규모의 영화관이 있는 곳도 20% 정도에 불과하다.
달성문화재단이 문화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영화관을 시골로 옮겨 '찾아가는 청춘영화관'을 진행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동네 경로당이나 회관에 차려진 영화관을 찾은 지역의 어르신들은 옛 가설극장에 얽힌 추억들을 되살리며 영화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달성문화재단은 지난 5월 13일부터 27일까지 다사'화원읍 등지에서 '로맨스 그레이' '벙어리 삼룡이'를 상영한 데 이어 이달에도 3일부터 12일까지 현풍면 중1리'상2리 경로당과 옥포면 신당'간경리 경로당에서 배석인 감독의 1967년 작품 '팔도강산'과 나운규 감독의 1964년 작품 '벙어리 삼룡이'를 각각 상영한다.
'찾아가는 청춘영화관'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가설극장처럼 옛 정취는 덜하지만, 지금의 TV나 비디오에 비해 화면이 크고 소리도 웅장해 느낌이 많이 다르다. 특히 추억의 영화를 요즘시대에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인 것이다.
김동규(65'달성군 현풍면) 씨는 "1970년대 영화가 들어오면 주로 면소재지의 넓은 공터나 창고에 가설극장이 들어섰다. 가설극장은 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천막을 쳐서 만들었다. 극장이 들어선 날 면소재지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는데, 청춘영화관을 보면서 옛날 추억을 되살리게 됐다"고 했다.
김채한 달성문화재단 대표이사는 "극장 가는 길이 너무 멀어서 혹은 거동이 불편해서 영화관을 찾기 어려운 시골지역 등 문화소외계층에게 직접 찾아가는 이동 극장"이라며 "영화를 감상한 많은 사람들이 옛 추억을 더듬으며 즐거워하고 있다"고 했다.
달성'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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