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들어 싫지만 자주 듣게 되는 소리가 있다. 이래서 대구가 어떻다는 둥, 저래서 대구사람이 어떻다는 둥 하는 쑥덕거림이다. 이런 분위기를 뻔히 알면서 '대구사랑 대구자랑'을 말하면 어떤 이들은 또 무슨 엉뚱한 짓이냐고 힐난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럴수록 지역의 참모습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안팎의 부정적인 인식이 조금이나마 나아지고 외지인이 모여들고 돈과 기업도 저절로 따라온다.
누가 뭐래도 대구는 오랜 세월동안 우리 사회의 발전을 이끌어온 고장의 중심지라는 자부심이 강한 도시이다. 일찍이 이곳에 뿌리내린 사람들은 요새 말로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였다. 세상 변화에 능동적으로 반응하면서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먼저 정보를 얻으며 대응책을 세울 줄 알았다. 이러한 지역민의 특성은 이 도시가 달구벌로 불리던 시절부터 불과 수십 년 전에 시작된 급격한 산업화 시기까지 쭉 이어졌다. 오늘날 대구사람들이 자랑거리로 꼽는 것은 대부분 그 바탕 위에서 이뤄낸 성과이다.
그러나 우리 대구가 아무리 내세울 게 많고 자랑할 게 많다 해도 시민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다. 적어도 일정한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끼리 지역 고유의 역사'문화적 특성을 공유해야 집단 에너지가 생기고 경쟁력이 배가된다. 그것이 바로 지역 정체성이 지닌 힘이다.
다행히 최근 우리 지역을 바로 알리려는 자발적 움직임이 학계와 시민사회에서 강하게 일어 큰 기대를 갖게 한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자부심과 소속감을 키울 뿐만 아니라 지역의 자랑거리를 제대로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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