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토종 붉은여우의 비극…새로낳은 새끼 잇따라 폐사

영양군 종복원 걸음마 못때

영양군이 서울대와 손잡고 추진하고 있는 토종 붉은여우 증식사업이 새끼 폐사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걸음마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영양군은 지난 2009년 8월 서울대 수의과학대학과 멸종위기 야생동물 보존에 관한 협약을 맺고 멸종위기종인 북한산 토종 붉은여우 2쌍을 입암면 소재 영양산촌생활박물관에서 키우면서 자연 번식을 유도해왔다.

하지만, 지난 2011년 생후 7년생 암컷 한 마리에서 나타났던 임신 기미는 '상상 임신'에 그쳤으며, 지난해 3월 또 다른 암컷 한 마리가 세 마리의 새끼 여우를 출산했으나 이마저도 어미가 제대로 돌보지 않아 인공포유시설이 갖춰진 서울대공원으로 옮겼으나 두 마리가 죽었다. 나머지 한 마리의 새끼 여우도 지난해 7월 영양산촌생활박물관의 어미 곁으로 돌아왔으나 뚜렷한 이유없이 두 달 만에 숨지는 등 자연번식을 통한 종 복원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2월에도 암컷 여우가 검은 물체 2개를 굴에서 물고 나오는 장면이 박물관 내 폐쇄회로(CC) TV에 포착됐지만, 며칠 사이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 이 물체가 새로 낳은 새끼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영양군 관계자는 "여우가 제 새끼를 잡아먹는 습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CCTV에 포착된 물체는 새끼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이들 여우에게 최적의 서식여건을 제공하기 위해 국립공원에 방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측도 조만간 환경부와 이들 여우 두 쌍을 오는 9월까지 영주 소백산에 있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중부복원센터로 옮겨 자연 번식시키는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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