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승마장 백지화 후유증…새로운 고민에 빠진 포항시

①공정률 90% 시설 어쩌나

포항시 북구 양덕동 승마장 건립은 전면 백지화됐지만, 공정률이 90% 가까이 진행된 건물과 국비 반환, 등교거부한 양덕초등학교 학생들의 학적처리 등 후유증이 여전히 남아 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주민들의 동의가 없는 한 승마장 건립을 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지난 1월 착공한 양덕동 승마장은 국비(마사회) 7억5천만원, 도비 2억2천500만원, 시비 45억5천여만원 등 총 55억원가량이 투입돼 현재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기에 포항시로서는 남은 시설물의 활용 문제를 두고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물론 주민들이 새롭게 승마장 건립에 찬성을 한다면 공사가 재개될 수도 있지만 현 상황으로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방안은 승마장 건물을 개조해 종합체육시설 등 용도 변경하는 것. 하지만 이 경우 승마장 목적으로 배정된 국비 7억5천여만원은 현행법상 모두 반환해야 한다. 또 당초 예산 목적이 변경된 만큼 시의회 예산 심의 등도 모두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포항시 관계자는 "아직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신경쓸 만큼 여유가 없지만 분명 향후 방안에 대해서는 계속 말썽이 생길 것 같다"며 "승마장 외에도 해당 부지에 종합체육시설 건립이 예정돼 있었다. 새로운 국비확보를 통한 사업 변경이 이뤄져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또 승마장 건립 반대를 이유로 등교를 거부했던 학생들의 학적 처리 문제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부족한 교과 과정은 보충수업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이번 사안처럼 일방적 등교거부는 현행법상 출석 면제 사유가 되지 않는 까닭에 1천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모두 결석 처리가 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부터 등교를 하지 않았던 양덕초 1천여 명의 학생들은 사업 백지화가 발표된 이날 오전 11시부터 다시 정상 등교를 시작했다.

양덕초 박정숙 교장은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오게 돼 감사하고 기쁜 마음을 감출 길 없다. 그러나 아직 학사일정과 교육과정 이행, 행정'재정적 처리 등 산적한 문제가 있다"며 "학교 재량 속에 있는 것도 있지만 법률에 의거할 수밖에 없는 사안도 있음을 양지하길 바란다. 아쉬운 면이 없지 않으나 교육 주체 모두가 서로의 고충을 헤아리고 차근차근 풀어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교육지원청 오광환 교육장은 "지금으로서는 법령을 개정하지 않는 한 아이들의 결석처리를 구제할 방법이 없다. 어른 사회의 문제로 우리 아이들이 피해를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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