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산 車부품사 물류창고 불, 수백억 피해

전선 커넥터 공급 차질 우려

3일 낮 경산시 진량읍 선화리 자동차부품 제조회사인 타이코AMP 물류창고에서 큰불이 나 검은 연기가 일대를 덮고 있다. 김진만기자
3일 낮 경산시 진량읍 선화리 자동차부품 제조회사인 타이코AMP 물류창고에서 큰불이 나 검은 연기가 일대를 덮고 있다. 김진만기자

3일 오전 11시 50분쯤 경산시 진량읍 선화리 158 자동차부품 제조회사인 타이코AMP 물류창고에서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큰불이 났다. 이 불로 근로자 이모(27) 씨가 연기를 들이마시고, 채모(30) 씨가 팔에 1도 화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물류창고 건물(9천900㎡)이 마치 폭격을 맞은 듯 완전히 잿더미로 변하고 자동차 부품이 불타 수백억원의 재산피해(회사 측 추정)가 발생했다.

이 불로 물류창고에 있던 각종 전선 커넥터류, 센서류 등 자동차 부품들이 타면서 시커먼 연기가 치솟아 진량읍은 물론 바람을 타고 멀리 하양읍 일대 하늘까지 뒤덮었다.

이 회사 한 직원은 "창고에서 '펑' 하는 소리가 함께 불길이 치솟아 불을 끄려고 했으나 역부족이어서 빠져나와 대피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당시 물류창고와 사무실에는 회사 직원 350여 명이 있었으나 점심시간이 다 되어 작업을 마치고 뒷정리를 하는 바람에 재빨리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추가적인 인명피해는 없었다.

불이 나자 소방헬기 1대와 소방차'화학차 등 32대, 소방관 100여 명이 현장에 출동해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창고가 철골조 샌드위치 패널로 돼 있어 불에 지붕과 벽이 엿가락처럼 휘어 무너지면서 불이 난 곳에 물을 뿌려도 잘 스며들지 않고 시커먼 연기와 함께 유독가스가 계속 나와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9시쯤 화재진압이 어느 정도 됐다고 판단해 소방차와 소방인력 일부를 남기고 철수한 뒤 다음 날에도 소방대원 40여 명이 잔불정리를 계속하고 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물류창고 1층에서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는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번 화재로 타이코AMP로부터 부품을 납품받는 국내 자동차 및 일부 전자제품 회사들은 생산 차질로 이어질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타이코AMP는 미국과 스위스에 본사를 둔 외국계 기업으로 케이블 연결장치(커넥터)와 전기회로보호장치 등을 생산해 현대'기아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등 완성차업체에 납품하는 2차 협력사다. 특히 이 회사는 2차 협력사임에도 국내 전선 커넥터류 시장 점유율이 40% 정도를 차지해 이번 화재로 재고 물량이 얼마 남지 않아 공급에 차질이 우려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불이 난 곳이 물류창고여서 타이코AMP의 생산라인에는 전혀 문제가 없고, 현재도 정상적으로 조업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타이코AMP와 협력사들은 완성차 회사에 부품 적기 공급과 소실된 재고량 복구를 위해 4일부터 인력을 최대한 투입하는 등 비상 경영체제에 들어갔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