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42'여'가명) 씨는 초교 6학년인 딸이 스마트폰을 끼고 살다시피하는 걸 보면 걱정스럽다. 게임을 하고, 친구들과 메시지를 주고받느라 엄마인 김 씨와 눈 마주칠 일이 거의 없을 정도다. 공부를 하거나 밥을 먹을 때는 물론 김 씨와 대화를 할 때도 딸의 신경은 온통 스마트폰에 가 있다.
김 씨는 "몇 달 전 스마트폰 사용을 말리는데 아이가 신경질을 내기에 나도 화가 나 스마트폰을 던져 부순 적이 있을 정도"라며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다고 매달려 다시 스마트폰을 사줬지만 그 결정이 잘못된 건 아닌지 후회된다"고 했다.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교육청이 5월 8~24일까지 대구 초'중'고교 학생 33만5천154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이용 습관 진단 검사를 실시한 결과 6.7%인 2만2천여 명이 스마트폰 중독 때문에 특별지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스마트폰이 없을 경우 일상생활에 장애가 있거나 금단 현상이 있는지 등에 대해 설문을 벌이고 이를 문항별로 채점해 분류했다. 그 결과 상담과 치료가 필요한 '스마트폰 특별지도대상자군'으로 분류된 학생은 2만2천587명이었다. 특별지도대상자군 가운데 '주의사용자군'인 학생은 6.0%(2만76명), '위험사용자군'으로 집계된 학생은 0.7%(2천511명)이었다.
스마트폰 특별지도대상자군 비율은 고교생(전체 10만4천436명)이 11.3%(1만1천821명)로 가장 많았다. 중학생(9만4천320명)은 10.5%(9천895명), 초교생(13만6천398명)은 0.6%(871명)이었다. 학년별로는 고교 1학년의 특별지도대상자군 비율이 17.5%(6천13명)로 가장 높았고 중학교 1학년이 11.9%(3천693명), 중학교 2학년이 10.2%(3천212명)로 뒤를 이었다. (표 참조)
관련 전문가들은 왜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중독됐는지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대구인터넷중독대응센터 조현아 전문상담사는 "부모와 사이가 좋은 아이들은 스마트폰에 중독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을 뿐 아니라 친구를 사귀는 것도 어려워하지 않는다"며 "스마트폰에 집착하는 경우 부모들은 아이와 자신들 간의 관계가 괜찮은지, 친구들은 잘 사귀는지 등을 살펴 중독 원인을 알아내야 제대로 치료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시교육청은 이번 조사에서 특별지도대상자군으로 분류된 학생들은 담임교사가 우선 생활'상담지도를 하고 상담지도교사, 대구청소년지원재단 등을 통한 상담'치료도 실시할 예정이다.
시교육청 교육정보담당 이화욱 장학관은 "학생들이 일상생활에 편리하다고 많이 쓰다 보니 과다 사용 비율이 높아지고 중독 증세를 보이는 학생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학습에 필요한 자료 검색 등 스마트폰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학생들에게 안내할 것"이라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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