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복을 키우는 상담뜨락] 남편을 왕처럼 대하라, 그리하면…

필자의 상담뜨락에는 많은 갈등부부가 와서 앉는다. 이 부부들의 겉모양을 보면 영화배우를 해도 부족함이 없는 선남선녀들이다. 그러나 이내 상담이 시작되면 가장 불행한 얼굴로 표변하여 서로 질타하고 비난하는데 모든 정신에너지를 쏟아붓는다.

이들 남편의 외침을 들어보면, "당신이 아침밥을 차려 준 적이 있어? 또 내가 하는 일과 능력에 대해 한 번이라도 인정해 준 적이 있냐구?" 여기에 아내의 대답도 만만치 않다. "그럼 당신은 단 한 번이라도 나를 위해 꽃 한 송이 선물하거나 진정으로 예뻐해 준 적 있나요? 또 내가 하는 육아나 가사 일을 도운 적 있나요?"하며 그동안 서로 불성실하며 결혼생활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위기에 온 이유를 토로한다.

큰 바위를 들어내면, 그 밑에는 결코 예상치 못했던 것들이 드러나 새삼 우리를 놀라게 할 때가 있는 법이다. 갈등부부의 물어뜯는 듯한 비난과 공격성 그 이면에는 그런 경우가 허다하다. '나는 정말로 당신에게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었는데 당신이 아무리 기다려도 그것을 주지 않으니, 난 이제 이혼이란 것으로 당신에게 그 큰 섭섭함을 알리려 합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내게 사과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제 화는 결코 풀리지 않을 거예요!' 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모습에서 갈등부부들은 마치, 어린 아이들이 자기 손에 들려진 떡은 건네지 않고, 상대의 손에 들려진 떡을 자기에게 건네라고 떼쓰고 우는 형상을 떠오르게 한다. 그럴 때면, 필자는 이 부부들에게 조용한 치료 음악 하나를 들려주고 이어, 어느 유대인 어머니 얘길 들려준다.

"유대인 어머니가 내일이면 시집갈 딸을 불러 한 개의 족자를 선물로 주었답니다. 그 족자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쓰여 있었대요. 사랑하는 내 딸아! 네가 시집을 가거든, 네 남편 대하기를 왕과 같이 모시거라. 그리하면, 그는 너를 왕비로 어여삐 여기리라. 그러나 진실로 사랑하는 나의 딸아! 네가 만일 네 남편 대하기를 황제로 대한다면, 그는 너를 황비로 귀히 여기리라."

이 말을 들은 갈등부부들은 갑자기 상대를 원망하던 표정을 거두고 상념에 잠기곤 한다. 그리고 상담뜨락은 고요와 자성의 느낌으로 따뜻함이 감돌게 된다.

'사랑받는 아내가 되길 원한다면 남편을 존중하라, 또 존중받는 남편이 되길 원한다면 아내에게 사랑을 충분히 표현해야 한다'는 깨우침이 그들의 가슴을 울리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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