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물의 세계] 고슴도치 키우기

주변에 고슴도치를 키우는 사람이 많다. 고슴도치는 야행성 동물이어서 낮에는 굴 속에서 잠을 잔다. 밤에 먹이를 먹고 운동을 한다. 갈색 유럽 고슴도치를 제일 선호하고, 다음은 아프리카 피그미 고슴도치, 큰귀 고슴도치, 알비노 고슴도치 등의 순이다. 체중은 암컷이 조금 작아서 400~600g, 수컷은 500g~1㎏ 정도 나간다.

유럽 고슴도치는 동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반려동물로 키우고 있는 고슴도치는 사육실 온도를 10℃ 이하로 낮출 수 없기 때문에 동면하지 않는다. 피그미 고슴도치 역시 동면을 하지 않는다. 이들은 야행성이고 혼자 생활한다. 땅을 파서 숨고, 애벌레나 곤충을 잡아먹는다.

가정에서는 고슴도치용 사료를 구입해 먹이면 된다. 야외에서 채집된 애벌레나 곤충은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농약이 묻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료를 먹일 때에는 과일을 첨가하고, 고기도 잘게 잘라 주면 잘 먹는다. 사료와 고기를 많이 주고 좁은 유리어항에 사육하면 비만으로 나중에 고생한다.

비만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체중을 측정해 과체중일 경우 음식의 양을 조절해 주어야 된다. 유리어항 내에 수레바퀴를 넣어줘 운동을 시켜주면 체중조절에 도움이 된다. 수레바퀴를 공중에 철사로 매달아 놓을 경우 철사가 끊어져 사고가 발생한다. 바닥에 고정할 수 있는 편평한 수레바퀴를 넣어주는 것이 좋다.

고슴도치는 길들여진 동물이 아니어서 자주 방어적인 행동을 취한다. 털 가시를 세우고 쉭쉭 소리를 내면서 공격적인 자세를 취한다. 그러나 어려서 입양해 계속 만지면서 키워온 고슴도치는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다. 그러나 유리상자 안에 넣고 먹이만 주고 키울 경우 사람을 보면 경계한다.

1주일에 한 번 정도 따뜻한 물로 목욕을 시킨다. 샴푸는 칫솔이나 부드러운 솔에 묻혀서 거품을 일으키면 된다. 몇몇 고슴도치 종류는 물을 좋아해 수영을 한다. 수영이나 목욕 후에는 반드시 따뜻하게 해서 말려주어야 한다. 그냥 찬 곳에 방치를 하면 감기나 호흡기 질병에 걸릴 수 있다.

사육장은 미끄러운 벽이 좋고, 도망치지 못하도록 벽을 높게 해야 한다. 철망으로 벽을 만들면 발과 다리가 낄 수 있어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사육실 바닥에 톱밥을 깔 경우에는 10~15㎝ 정도 깊이로 깨끗하고 건조한 톱밥을 깔아주어야 한다.

온도는 25~30도 정도가 좋다. 겨울철에는 열 패드를 유리어항 밑에 깔아 주면 된다. 음료수는 충분한 양을 공급해 주어야 된다. 과일을 주면 그만큼 음료수의 양을 줄이면 된다.

최동학 (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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