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라는 이름에 걸맞은 수식어는 어떤 것이 있을까. 특히 '사진의 수도' '구상미술의 중심지' '현대미술의 발상지' '작곡의 도시' 등 문화와 관련한 수식어는 화려하기만 하다. 그만큼 대구는 콘텐츠가 무궁무진한 문화의 도시다.
대구는 근대 문화가 태동할 즈음, 문화의 요람 역할을 해왔다. 특히 1950년대 대구는 한때나마 한국문화의 중심 역할을 했다. 수많은 문화예술인들이 대구로 피란을 와서 전쟁 중 문화의 꽃을 피웠기 때문이다.
그렇게 꽃피워온 대구문화의 자존심은 지금까지 대구문화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이제 문화의 콘텐츠를 발굴해 앞으로 100년을 먹고살 자원을 개발해야 한다.
◆ 탄탄한 인프라
대구는 서울을 제외하고는 어느 도시보다 예술 인프라가 탄탄한 도시다. 오페라하우스 등 1천 석 이상 규모의 대공연장을 8개 보유하고 있고 객석 수는 2만7천440석에 이른다. 문화 관련 전문법인 또는 단체가 30개로, 서울 다음으로 많다.
또 대구의 공연 시장은 서울 다음으로 커 연 250억원 규모다. 대구시가 전국의 10%를 차지하고 있으니 인구 대비 두 배다. 이 중에서 평균 25% 정도가 역외 관객이며 연간 2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2005년부터 시작된 공연문화도시 정책의 추진 결과에 힘입은 것이라 볼 수 있다.
대구시에서 2012년 열린 공연 횟수는 총 920건으로, 10년 전에 비해 약 50% 증가했다. 대구는 공연 횟수가 증가한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공연들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단체 등록 미술인은 1990년 440여 명에서 2010년 2천300여 명으로 증가했고, 화랑은 1999년 33개에서 2009년 59개로 확대됐다. 미술 전시 역시 2012년 한 해 840건이 열려, 2002년에 비해 27%가량 증가했다. 특히 젊은 작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일반인들의 미술에 대한 관심과 향유의 증가가 두드러진다.
대구미술관은 꾸준히 관람객이 증가하고 있으며 예술발전소는 실험적 예술의 창조공간으로 청년예술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우환과 그 친구들' 미술관은 일본 건축가인 안도 다다오의 설계로 들어설 예정이다. 2년마다 대구사진비엔날레를 열고 '사진의 메카'로서 대구의 저력과 현대 사진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2004년 전국연극제를 대구에서 개최하면서 대구 연극계는 소극장 개관 러시가 이어졌다.
이처럼 탄탄한 인프라는 대구에서 다양한 문화가 꽃필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 왔다.
◆대구는 지금 공연문화도시로의 발전 중
'공연문화도시' 대구를 이끌어가는 두 가지 축은 오페라축제와 뮤지컬페스티벌이다. 대구를 대표하는 브랜드의 하나로 자리 잡은 이 두 축제는 대구를 넘어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축제로 성장했다.
대구를 세계적인 오페라 도시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은 2003년 지방 최초의 오페라 전용극장인 대구오페라하우스 개관과 함께 시작됐고, 지난해 10주년을 맞았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개국 60여 개 단체가 110여 개 공연, 190여 회의 무대를 펼쳤다. 국내외에서 36만 명이 오페라축제를 관람하면서 평균 80%가 넘는 좌석점유율을 기록했다. 이 축제를 통해 한국의 우수한 성악가와 제작진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10년부터 중국, 독일, 터키, 폴란드 등 세계적인 극장과 축제에 초대받고 있다. 앞으로도 슬로바키아, 이탈리아, 러시아, 독일 등으로 해외 진출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제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구시립오페라단, (사)대구국제오페라축제조직위원회 등 대구의 오페라 관련 세 개의 조직을 하나로 통합해 재단법인으로 만들어지는 만큼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막바지에 접어든 제7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은 지난해 행정안전부 '지방 브랜드 세계화 시범사업'의 전국 5개 대표 브랜드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 최초의 뮤지컬 축제로 출발한 딤프는 대구를 대표하는 문화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뮤지컬 '투란도트' '아리랑-경성 26년' 등의 창작뮤지컬을 제작해 새로운 콘텐츠 개발 및 해외 진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국 최초의 뮤지컬축제에 걸맞은 행보를 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딤프의 목적은 대구시가 뮤지컬을 자체적으로 생산, 유통시키는 등 대한민국 뮤지컬의 세계화를 선도하는 전진기지가 되는 것이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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