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도청 신도시 성공과 균형발전 심포지엄

"문화와 행정 어우러진 창조 신도시, 대구경북 새 발전의 축으로"

4일 안동 가톨릭상지대학교 소피아관 2층 대강당에서
4일 안동 가톨릭상지대학교 소피아관 2층 대강당에서 '경북도청 신도시의 성공과 균형발전'이라는 주제로 경북도청 신도시의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심포지엄이 열렸다. 권오석기자

매일신문사는 창간 67주년을 맞아 4일 안동 가톨릭상지대학교 소피아관 2층 대강당에서 '경북도청 신도시의 성공과 균형 발전'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번 심포지엄은 경북도청이 이전하는 안동'예천을 구심점으로 도 각 지역의 혁신적이면서도 균형 있는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된 자리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주낙영 경상북도 행정부지사, 권영세 안동시장, 이현준 예천군수, 김광림 국회의원, 이한성 국회의원, 김영재 경북개발공사 사장, 김명호 도의원(안동), 정상진'도기욱 도의원(예천), 김근환 안동시의회 의장, 권점숙 예천군의회 의장 등 내빈과 북부지역 주민 500여 명이 참석했다.

주낙영 행정부지사는 인사말에서 "경북 개도 700년을 맞아 신도청시대가 열리게 되면 낙후된 경북북부지역에 새로운 성장축이 생기게 될 것"이라며 "경북의 산업과 문화, 행정이 어우러지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명품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권영세 안동시장은 "세계 유일의 신도시를 만든다는 사명감을 갖고 안동과 예천이 함께 힘을 모아 협력해 나가겠다"며 "심포지엄을 통해 다뤄진 다양한 의견들이 신도청 이전 사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김광림 국회의원은 "도청 이전 사업이 마무리되면 위도상 같은 위치인 세종시와 안동시가 대한민국 균형 발전의 핵심 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신도시 탄생 과정에서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원형 그대로가 보존된 '생태가 살아있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심부름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준 예천군수는 "신도청의 안동-예천 이전을 앞두고 웅도 경북은 21세기의 활기찬 재도약을 준비 중"이라며 "두 도시가 협력해 지역 균형 발전과 주민 통합을 위한 새 시대를 만들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한성 국회의원은 "신도청과 세종시 간 연결도로가 완공되면 경북도의 행정이 중앙정부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도청 신도시는 단순 행정기관의 이동이 아닌 200여 개의 관련 기관이 옮겨오는 거대 사업으로, 새로운 문화와 행정이 어우러지는 명품도시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신도시의 창조도시화

영남대 이재훈 교수가 '창조도시화를 통한 경북도청 신도시의 성공 방안'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이 교수는 "도청 이전 신도시는 괜찮은 일자리와 이를 통해 파생된 또 다른 일자리가 지역경제를 살려 성장하는 선순환적 구조의 창조도시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기존 행정'혁신도시의 실패를 교훈 삼아 경북도청 신도시 주변 지역이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를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연계'협력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며 "도청 신도시를 최고로 만든다는 목표보다 안동'예천의 특'장점을 살려 대한민국이란 생태계 속에서 함께 융합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아일랜드 더블린, 콜롬비아 포파얀, 캐나다 몬트리올 등의 사례를 들며 "안동과 예천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내적 역량에 기반해 창조도시화를 추진하되, 역사적으로 지닌 문화적 강점 속에서 창조화의 기본적 테마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교수는 "문화와 교육의 융합을 통해 창조적 인재 양성의 기반이 조성되고 이는 궁극적으로 창조도시의 유지와 번영에 밑거름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도청 성공 조건으로 일과 생활의 균형이 주목받으면서 교육, 교통 등의 여건을 강화할 경우 도청 신도시의 도약이 가능하다"며 "도청 신도시는 기술과 인재, 문화 중 우수 인재의 유치와 문화 형성에 역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선 안동대학교 등 지역 대학들의 역할과 꾸준한 교육훈련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경주대 한상훈 교수가 '균형 발전과 통합의 관점에서 본 경북의 과제:도청 이전 관점에서'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한 교수는 "도청 이전 예정지 선정 과정에서 도청 유치를 두고 경쟁하던 지자체들 간 갈등을 해소하고, 나아가 탈락 지역에 대한 경제'사회적 효과도 골고루 배분할 수 있도록 구체적 지원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경북도는 지방분권을 통해 지역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며 "적절한 자치체제의 구축이 선행되는 가운데 각 지자체들의 자치 능력을 제고해 주민 참여를 기본으로 하는 건전한 자치 풍토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 교수는 "도내 지역 격차 수준을 해소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면 기능적으로 연관성이 높은 지역끼리 즉, 생활권이 같은 지역들을 공간적으로 포괄해 권역별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청 신도시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려면 ▷지역 전체에 대한 지리적 중심성과 교통의 편리성 ▷낙후지역 개발을 통한 지역 균형 발전 ▷경북의 과학기술과 경제산업 발전을 위한 허브 역할 ▷해양'산림자원 활용 가치를 높여 해양 개발 및 환동해권 중심도시로의 개발 등을 도청 신도시의 역할로 꼽았다.

한 교수는 "인구 10만의 신도시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자연적으로 생긴 도시는 수명이 길지만, 인공적 도시는 기반이 무너지는 순간 죽어간다. 도청 신도시는 각 지자체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며 신중하게 옮겨와야 한다"고 말했다.

◆도청 이전에 따른 상생 발전 방안

이날 토론회에는 안동'예천을 비롯해 경주, 대구, 서울 등 각지의 교수와 언론인, 연구원, 공무원 등이 대거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안동대 김상우 교수는 "성공적인 신도시 조성을 위해선 우수한 교육 인프라가 절실하며 이 가운데 지역대학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에 공감한다"며 "지역을 대표하는 안동대와 경북도립대는 이미 신도시를 대비한 중장기 발전방안을 모색 중이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도청 이전은 가장 낙후된 경북북부지역 주민들의 절실한 염원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며 "경북의 상생 발전은 포항을 중심으로 한 동남부권과 구미 중심의 중부권이 도청 이전에 따른 기득권 상실의 보따리를 내려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김세중 교수는 "대구광역시에 위치했던 도청이 안동'예천으로 옮겨지면 정체성 문제가 발생한다. 이 문제를 주민들이 바로 인식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21세기는 문화'관광의 시대"라며 "신도시에 너무 많은 것을 하려 하기보다는 안동'예천이 가진 우수한 전통문화와 예술 인프라를 활용해 도시를 조성,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연구위원회 오창균 위원은 "도청 이전으로 안동'예천만 잘살려고 하기보다는 북부권 전체가 다 함께 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위원은 "과천시와 같이 공무원만 사는 신도시는 건조하고 매력이 없다"며 "전통적 동질성을 가진 북부지역의 다양한 문화와 예술이 함께 어우러져야 매력적인 도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수 TBC보도팀 부장은 "신도시가 성공적으로 완성되기 위해선 오랜 시간과 엄청난 국가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데 현재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에 많은 예산을 지원해 줄 의지가 부족한 것 같다"며 "국가 예산에만 목을 매는 것보다 도청 유치 때 보여준 북부지역 정치인과 주민들의 단결된 힘을 다시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정암 매일신문 편집부국장은 "현재 도청 이전 사업은 정부의 무관심 속에 진행 중이며, 한 가닥 희망이었던 도청이전특별법도 사실상 무산된 상태"라며 "이젠 대구'경북 정치인들이 도청 이전에 뜻을 하나로 모아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대희 경상북도 도청이전추진본부장은 "신도시의 승패가 교육에 달려 있는 만큼 총 29개의 초'중'고등학교를 교육청과 협의해 계획하고 있으며, 이 중 대학 진학에 직결되는 고등학교는 학부모들이 교사와 직원을 직접 채용하는 자립형 공립학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박 본부장은 "명품 신도시를 위해 아무 건물이나 들어서지 못하게 규제를 강화할 것이며, 신도시~포항까지 1시간 이내 접근 가능한 도로망을 구축하고 상주~영덕 구간 동서6축 고속도로를 조기 신설해 신도시에서 경북 각지를 1시간 이내 이동할 수 있도록 사통팔달의 교통망도 구축할 것이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도청이전특별법이 통과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선 도가 적극적이지 못한 부분을 인정한다"며 "앞으로는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도청 이전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예천'권오석기자 stone5@msnet.co.kr 전종훈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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