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 잇는 세습교회, 대구·경북엔 '단 1곳'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실태 공개…대물림 61곳 중 서울경기 55곳

한국 기독교계의 교회세습이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지역 교회는 '할아버지-아버지-아들(사위)'의 대를 잇는 세습교회가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장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회세습 반대운동연대(이하 세반연)는 3일 서울 남산동 청어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교회의 세습실태를 실명으로 공개했다.

세반연은 지난 3월부터 교회세습과 관련된 128건의 제보를 받았는데, 이 중 61개의 교회가 이미 세습을 마쳤으며, 25개의 교회가 세습을 추진 중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세습을 마친 61개 교회 가운데는 서울지역이 31개, 경인지역이 24개, 대전'충청 4개,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지역이 각각 1개로 확인됐다.

세습이 확인된 교회를 규모별로 볼 때 교인 5천 명 이상인 곳이 6곳, 1천∼5천 명인 곳이 18곳, 500∼1천 명이 13곳, 50∼500명인 곳이 24곳이었다. 세습 유형은 아들이나 사위에게 담임목회를 직계세습한 교회가 55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징검다리 세습 등 기타 유형이 6곳으로 파악됐다.

교단별로는 예장합동 6곳, 예성 4곳, 예장합신 2곳, 기성 2곳, 예장고신'예장백석'기장'선교단체 등이 11곳으로 집계돼 특정 교단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세습이 이뤄진 교회의 절반 가까이는 선임목사가 한기총 회장(4곳)이나 교단 총회장(14곳), 감리교 감독(10곳)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세반연에서 발표한 대표적 세습교회로는 충현교회(1997년), 소망교회(2003년), 왕성교회(2012년) 등이다.

세반연에서 발표한 세습실태에 따르면 세습이 이뤄지는 교회는 담임목사에게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돼 있고 규모가 큰 경우가 많으며, 총회장 등을 지낸 목사가 한국교회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이들의 세습시도는 다른 교회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반연 방인성 실행위원장은 "대형교회가 불을 지핀 세습이 한국교회 전체로 번지고 있다"며 "아버지 목사의 권력과 부를 아들에게 대물림하는 교회세습은 교회법뿐 아니라 사회윤리 측면에서 볼 때도 범죄행위나 마찬가지"라고 일침을 놨다.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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