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시 보는 한의학] 더위 이기기

힘 빠지면 미역초무침, 땀 많으면 황기, 설사에는 마+사과

인삼
인삼'오미자'맥문동을 약제상에서 분말로 만들어 여름철 보약으로 물에 타서 마셔도 된다. 동의보감에서는 이를 '생맥산'이라고 해서 여름철 건강음료 중에 첫손으로 꼽는다.

더위에 뒤척이다 보면 수면 부족으로 인해 심장기능이 약화돼 뇌로 가는 혈액순환이 나빠진다. 아울러 땀과 함께 체내 알칼리 성분이 빠져나와 체액이 산성화되면서 기억력이 떨어지고, 종일 머리가 맑지 못하고, 가슴이 답답하며 숨이 차게 된다.

게다가 온몸이 쉽게 나른해지고 기운이 쭉 빠지는 증상도 나타난다. 하지만 덥다고 찬 음식을 지나치게 먹으면 설사가 나고 속이 더부룩하며, 점차 입맛이 떨어지기 십상이다. 이를 흔히 하는 말로 '여름 탄다'고 표현한다.

더운 여름에는 몸과 마음이 축 늘어지는 계절이므로 수렴작용(흩어진 기(氣)를 모아주는 것)이 있는 미역초무침이나 미역초냉채, 오이 냉채 등의 새콤한 음식이 좋다. 그리고 평소 속이 냉한 사람들에게는 소고기 육개장이나 대구탕이 보약이다.

여름에 쉽게 마실 수 있는 차로는 오미자차가 있다. 냉수 한 대접에 오미자 한 숟갈 정도를 넣고 냉장실에 하루 정도 두면 붉은 물이 예쁘게 우러난다. 여기에 과일이나 꿀, 잣 등을 가미해 마시면 여름철 차로는 제격이다. 오미자차는 눈이 침침하고 뻑뻑한 느낌이 들 때, 피부가 가려울 때, 괜히 짜증 나고 입이 마르며 침이 걸쭉해질 때 좋다.

여름철 변비나 설사에는 마(산약) 한 뿌리를 간 생즙과 사과 한 개를 껍질째 간 생즙을 섞은 뒤 물을 적당히 타서 한 컵씩 마시는 것도 좋다. 사과의 펙틴 성분이 변비를 멈추게 하고, 마는 장을 튼튼하게 하는 기능을 한다.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땀이 많은 사람은 황기를 하루 동안 꿀에 가볍게 적셔두었다가 완전히 꿀이 흡수되면 볶아서 과자처럼 바삭바삭하게 만든다. 이것을 하루에 12g(한 줌 정도)씩 물 2, 3컵 반에 넣고 끓여 마시면 좋다. 황기는 삼계탕을 끓일 때 인삼만큼 첨가하면 맛이 한결 구수해지며, 땀이 많은 사람의 기력 보충에 매우 좋은 효능을 갖고 있다.

인삼과 오미자 6g(반 줌)씩과 맥문동 8g을 물 2, 3컵에 넣어 2시간 정도 약한 불에 끓인 뒤 그 물을 수시로 마시는 것도 좋다. 간과 호흡 기능을 원활하게 해주며, 여름 내내 지쳐 있던 심장 기능을 강화하는 작용도 매우 크다.

권한방한의원 권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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