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시아나기 착륙사고, 한·미 정부 블랙박스 해독에 총력

7일 새벽 아시아나 항공기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사고 원인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면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따라서 조종사 과실 여부에 대한 조사와 함께 블랙박스 해독을 통한 사고원인 규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알려진 사고원인은 추정에 불과=국토교통부에 따르면 7일 오전 3시 20분쯤 아시아나 소속 B777 항공기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도중 활주로에 동체 후미가 충돌해 활주로를 이탈하면서 화재가 났다.

이를 놓고 미국과 한국 정부는 원인분석을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나온 분석은 "추정에 불과한 것이 많다"는 입장이다. 정확한 원인 분석은 블랙박스가 공개된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블랙박스가 완전히 해독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지만 한미 정부와 관계기관들은 빠른 해독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정부는 정확한 사고 원인 분석 및 수습을 위해 사고조사지원반을 현지에 급파했다. 아시아나 특별기를 통해 사고 발생일인 7일 오후 1시 30분 출발해 자정에 도착했다. 사고조사지원반은 항공사고조사위원회 4명, 운항안전감독관 2명 등 국토부 직원들과 외교부 2명, 아시아나 직원 18명, 기자 37명 등 63명으로 구성됐다.

◆원인 규명의 핵심은 블랙박스=현재 미국 국가교통위원회(NTSB)가 아시아나 사고항공기의 비행자료 기록장치 및 조종실 음성기록장치(블랙박스)를 사고여객기에서 수거, 워싱턴 본부로 운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고기에는 두 개의 블랙박스가 장착돼 있다. FDR과 CVR이다. FDR은 비행자료 데이터를 기록하고 CVR은 조종실 음성기록 장치이다. 따라서 FDR을 해독할 경우 엔진시동 시부터 사고발생 시까지의 비행 상황, 항공기 자세, 각종 시스템의 작동 상태를 알 수 있고, CVR 해독으로는 항공기 운항 중, 조종실 내 음성과 조종사와 관제사간 교신 내용을 비행종료 마지막 2시간 분량의 생생한 음성을 살펴볼 수 있다.

블랙박스는 최대충격 3천400G(중력가속도)까지, 화재시엔 1천100℃에서 최소 30분간 안전하게 내부의 자료를 보호할 수 있어 이번 사고기의 블랙박스는 충격에도 훼손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종사 과실 여부=국토부는 7일 이례적으로 사고기의 기장 2명의 신원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이강국(46)'이정민(49) 기장은 비행 경력만을 살펴보면 1만 시간에 육박하는 베테랑급이다. 이번 사고기가 착륙할 당시에 기장 역할은 이강국 씨가, 부기장 역할은 이정민 씨가 맡았다. 이강국 기장은 그러나 사고기종인 B777에 대해서는 비행 경험이 43시간에 불과해 이번 사고의 원인을 초래한 당사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 측은 "평소 경륜과 실력으로 볼 때 해당 기종 비행시간이 짧다고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중국인 승객이 많은 이유=사고기의 승객 214명 가운데 한국인은 77명뿐인 반면 중국인은 무려 141명이 포함됐다. 이는 많은 중국인들이 미국에 갈 때 우리나라 국적기를 애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중국 항공기의 미국행이 많지 않은데다, 위안화 강세로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중국인들이 급증하면서 폭발적인 수요가 우리나라 국적기로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항공사의 높은 서비스 질에 반한 중국인들이 자국 비행기보다 대한민국 국적기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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