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경제 선진국 대한민국, 산업안전은 아직 후진국

KBS 시사기획 창 9일 오후 10시

KBS 1TV '시사기획 창-사망 2천 명, 위험사회의 진실' 편이 9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지난해 대한민국에서는 1천864명이 산업현장에서 재해로 사망했다. 하루 평균 5명이 일터에서 목숨을 잃은 것이다. 우리나라의 산재 사망률은 OECD 국가 가운데 단연 최고 수준이다. 노동자의 안전보다는 기업의 이익이 우선시되는 사회, 하도급 노동자에게 위험은 전가하고 책임은 회피하는 기업의 풍토가 빚어낸 결과다.

지난 5월 10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전로(轉爐) 보수 작업 중이던 노동자 5명이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아르곤 가스에 의한 산소 결핍 질식사. 사망자들은 현대제철 하도급 업체인 한국내화의 직원들이었다. 이번 사고는 공기 단축을 위한 동시작업 관행이 부른 인재다. 전로 내부 내화벽돌 축조와 가스배관 연결을 작업 순서가 구분되지 않은 채 동시작업으로 진행하도록 했기 때문이었다. 가스배관을 전로 내부작업 전에 연결한 것은 공기 단축을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제철소에서 시간은 돈이다. 전로 가동 중단은 철강 생산 중단을 의미하기 때문에 전로 재가동을 하루라도 빨리 앞당기기 위해 동시작업이 진행돼 왔고, 관행적으로 가스 배관을 먼저 연결해왔다는 것이다.

전로 보수 기간 사고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3년 동안 이번 사고를 포함해 모두 10건의 크고 작은 사고가 전로 보수 기간에 발생했다. 동시작업으로 인한 잇단 사고는 중대 재해의 위험 신호였다. 그러나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 대책은 세워지지 않았다.

산업안전 후진국. 경제 선진국 문턱에 서 있는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일터의 안전은 개인뿐만 아니라 가정과 사회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생명선이다. 위험사회 대한민국의 진실을 취재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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