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전통 명문고들 '수능 1·2등급 전국 100위' 랭크 비결은?

우수교사 모셔오고 휴대폰 추방…'스스로 공부' 지원

최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13학년도 수능 성적 분석 결과에 따르면 수능 1'2등급 비율이 높은 고교 100위 안에는 특목고와 자사고, 자율고가 다수 포함됐다. 이들 고교에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면서 일반계고가 위기라는 지적이 많지만, 경북 전통의 명문고인 안동고와 점촌고, 경주고는 100위 명단 안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세 고교의 수능 1'2등급 비율은 30%를 웃돌았다. 치열한 사교육 전쟁이 벌어지는 대도시보다 교육 여건이 불리한데도 이 같은 성과를 얻은 비결은 무엇일까.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공교육 강화=경북 지역에서 수능 성적이 가장 높은 학교는 안동고다. 안동고는 전국 일반고 중 수능 1'2등급 비율이 높은 상위 30개 학교 중에서 2년 연속 전국 11위, 경북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안동고의 비결은 공교육 강화다. 대도시처럼 사교육 시설이 많지 않은 현실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자율형 공립고로 전환하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구미와 포항, 경주 등 경북 도내 다른 지역 중학생들도 안동고에 지원할 수 있어 외부 우수 인재의 유입이 가능해졌고, 교원을 100% 초빙으로 임용하는 등 교육 여건이 양호해졌다.

지난달 포항 대흥중에서 열린 '2013학년도 경상북도 중'고등학생 수학'과학 경시대회'에서는 이 학교 박동진(3학년) 학생이 수학 부문 최우수상인 금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수학과 물리 등 부문에서 8명이 수상하기도 했다.

김동식 교장은 "이번 성과는 수준 높은 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 학생들의 재능과 학업에 대한 열정, 그리고 자율형공립고로서의 특색 있는 교육과정의 개발과 운영이 모두 하나가 된 결과"라고 말했다.

◆휴대전화, 흡연, 폭력이 없는 학교=문경 점촌고는 수능 1'2등급 학생비율이 32.6%로 전국 일반고 가운데 전국 19위, 경북에서 2위를 차지했다. 교사와 학부모들은 점촌고의 비결로 '3무(無)'를 꼽는다. 휴대전화와 흡연, 폭력이 없다는 뜻이다.

매년 학생들의 성취 동기를 높이기 위해 새해 첫날부터 '신입생 적응캠프'를 운영한다. 신입생 전원은 3주 동안 기숙사에서 함께 지내며 수업 내용을 스스로 내면화하는 능력을 배운다.

점촌고에서는 휴대전화의 반입은 물론, 구입이나 등록이 원천 금지된다. 스마트폰이 학생들의 집중력을 흩트리고 시간을 뺏는 등 면학 분위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1, 2학년은 오후 10시까지, 3학년은 자정까지 자율학습이 진행된다. 학습뿐만 아니라 동아리 활동 등도 학생들의 주도하에 이루어진다. 소풍도 배낭여행처럼 마음대로 돌아보게 하고 UCC 제작도 활성화돼 있다.

곽호열 교장은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길러준다는 쪽으로 접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열심히 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했다.

◆맞춤형 특화 수업으로 성적 향상=경주고는 언어'수리'외국어 표준점수 합계에서 평균 상위 100위권 고교 가운데 58위를 차지했다. 2011학년도 수능에서는 전국 1, 2등급 분포도에서 8위를 차지했고, 지난해 수능에서도 1, 2등급 학생비율이 전국 23위에 올랐다. 2013학년도 수능에서는 1, 2등급 비율이 전국 21위를 차지했다. 또 매년 일본 국비장학생을 배출했고, 서울대 및 의예과에도 17명이 합격하는 성과를 올렸다.

경주고의 비결은 전 학년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선택 수업이다. 교과교실제와 고교 교육력 제고를 동시에 도입해 모든 교육과정과 수업 개선에 나섰다. 또 인문계와 자연계의 각 장점을 살리는 맞춤형 교육과정을 선도하고 있다. 선진형 교과교실제를 운영하면서 학생들의 창의력과 사고력 신장을 위한 교과별 특화 교실을 구축하고, 학생 수준과 희망을 고려한 교육과정을 편성해 학생 개개인의 진로 적성에 맞게 운영하고 있다.

이동목 교감은 "학교 수업과 운영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다"며 "한가족 구성원처럼 화목한 전 교직원의 분위기와 수준 높은 학습 방법이 성적 향상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안동'엄재진기자 경주'이채수기자 문경'고도현기자 채정민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