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 역시 가족의 한 형태로 받아들여줬으면 해요."
9월 발족하고 4월 사무실을 낸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구지부 김은희 지부장은 미혼모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김 지부장 역시 8세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다. 공무원이었지만 미혼모를 '불륜 쾌락의 산물'로 받아들이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퇴사해야 했다. 그때 '나 혼자구나'라고 느끼는 고독감이 컸다. 그래서 미혼모들의 자립을 위해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 최초로 미혼모 조직을 만들었다. 5개월간 회원으로 가입한 회원은 54명.
"아주 힘들게 살아가는 미혼모들이 많아요. 얼마 전 알게 된 한 미혼모는 하루에 빵 하나로 버티고 있었어요. 몸무게가 40㎏이 안 될 만큼 말랐어요. 보통 미혼모들은 공공기관에 지원을 받기 위해 어렵게 문을 두드리지만, 편견으로 인한 수모를 받고는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미혼모들이 직접 결성한 이 단체는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미혼모들의 아픔을 감싸준다. 그래서 미혼모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다.
김 지부장은 미혼모들이 받는 혜택 역시 서울과 지방의 차이가 크다고 지적한다. 서울의 미혼모들은 오히려 여러 지원을 중복해서 받을 수 있는 반면 지방은 분유 지원조차 되지 않는다는 것. 행정기관은 미혼모에 관심이 없고, 또 이를 마땅히 관리할 만한 조직이 없기 때문이다.
김 지부장은 "아이가 3, 4세 될 때까지 사회가 미혼모를 지원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미혼모의 아기가 어릴 때 지원받지 않으면 결국 사회적 부담이 됩니다. 미혼모라는 사회적 편견 때문에 빈곤의 악순환을 겪을 수밖에 없고, 그 후에는 국가가 비용을 오랫동안 지출할 수밖에 없거든요."
미혼모에 대한 지원이 저출산 사회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덕분인지, 예전에는 미혼모들이 아기를 낳고 입양시키려 했지만 요즘은 대부분 직접 양육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앞으로 미혼모들의 마음을 감싸주고, 미혼모 역시 한 가족 형태라는 것을 스스로 공부하려 합니다. 많은 미혼모들이 미혼모의 현실을 극복하고 함께 활동할 수 있도록 지켜봐주세요." 053)762-5573.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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