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반기 판매…수입차 "1만대 더", 국산차 "2만대 덜"

수입차 판매 작년보다 20%↑…국산차는 고전 2.6%나 '뚝'

'수입차는 고속 질주, 국산차는 역주행'

올 상반기에 드러난 국내 자동차시장의 흐름이다. 경기 침체 여파로 국산 자동차 판매는 감소한 반면 내수 위축에도 불구하고 수입 자동차 판매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산 자동차 업체들이 가격 인하 카드로 수입차 공세에 대응하면서 하반기 내수시장 쟁탈전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거세지는 수입차 공세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자동차는 75만1천310대로 지난해 동기(75만7천347대)대비 0.8% 감소했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 속에 자동차 내수시장이 역신장한 셈이다.

하지만 수입 자동차 판매량은 7만4천487대로 지난해 상반기(6만2천239대)보다 19.7% 급증했다. 브랜드별로는 포드가 전년 동기 대비 44.6%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어 폭스바겐(40.1%), 혼다(39.5%), 렉서스(30.5%), 아우디(28.8%), 벤츠(18.9%), BMW(15.4%) 순이었다.

수입 자동차의 판매 신장은 배기량 2천㏄ 미만의 다양한 모델을 출시해 브랜드 이미지를 중요시 여기는 젊은 층 등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판매된 수입 자동차 가운데 2천㏄ 미만이 차지한 비중은 52.2%(3만8천888대)로 절반을 넘었다.

수입 자동차가 약진한 것과 대조적으로 국산 자동차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대·기아자동차를 포함해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등 5개 국내 완성차 업체의 판매량은 67만6천823대로 전년 동기(69만5천108대)대비 2.6% 감소했다.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의 감소폭이 각각 14.1%, 8.8%로 상대적으로 컸고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각각 1%, 5.3% 판매량 감소를 기록했다.

반면 쌍용자동차는 코란도 패밀리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34.1% 증가했다.

◆불붙는 가격 경쟁

하반기부터 국산차와 수입차의 가격 인하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일본 수입차 업계가 엔저 효과를 앞세워 가격을 낮추자 유럽 수입차 업계도 한'EU FTA에 따른 관세 인하를 내세워 가격 할인에 들어갔다. 이에 국산차 업계도 내수 시장을 지키기 위해 차값을 내리면서 본격적인 가격 인하 경쟁이 시작됐다.

가격 할인의 불씨를 당긴 것은 수입차 업계다. 도요타는 7월 한 달 대표 차종인 캠리 2.5와 3.5의 가격을 각각 200만원과 400만원 내렸다. 경쟁업체인 혼다도 어코드 2.4와 3.5 구매 고객에게 각각 100만원, 200만원을 할인해 주고 있다. 닛산도 알티마 등 주요 모델을 대상으로 유류비 명목으로 100만~250만원을 할인해 주고 있으며 인피니티는 M37에 대해 최대 600만원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국내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유럽 수입차 업계도 한'EU FTA 발효 3년 차를 맞아 이달부터 적용되는 관세 인하분을 반영해 가격을 내렸다. 재규어'랜드로버의 경우 인기 모델인 XF의 가격을 450만~600만원 인하했다. 폭스바겐은 7세대 신형 골프를 선보이면서 차값을 내렸다. 1.6 TDI 블루모션은 6세대 모델보다 120만원, 2.0 TDI 블루모션은 20만원 저렴하게 가격이 책정됐다.

일본과 유럽 수입차 업계가 일제히 차값을 낮추자 국내 1위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도 가격 할인에 뛰어 들었다. 현대자동차는 8일 그랜저 3.3 셀러브리티(100만원)를 비롯해 i40 디스펙·i40 살룬 디스펙· 밸로스터 디스펙(각 30만원)의 가격을 인하했다. 또 쏘나타와 그랜저의 파노라마 썬루프 옵션 가격도 9만~10만원 내렸다. 한국지엠도 7월 한 달간 스파크와 크루즈, 말리부, 다마스 등에 대해 최대 150만원의 휴가비를 지원한다.

이에 대해 대구지역 수입자동차 판매 관계자들은 "수입차들이 대대적인 물량 공세와 파격적인 할인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하반기 들어 수입차 업계의 가격 인하 공세는 더 거세지고 있다. 이에 현대차까지 가격 인하 경쟁에 동참하면서 차값 내리기는 이제 업계의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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