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권 바뀌니…180도 다른 감사 결과

감사원이 발표한 4대강 감사결과는 그동안 4대강 사업에 반대해 온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입장과 거의 비슷하다.

야당과 환경단체들은 끊임없이 이명박(MB)정부가 대운하를 포기하지 않았다며 대운하 추진 의혹을 제기해 왔다.

또한 MB정부 당시에도 감사원이 4대강 사업에 대해 감사했지만 대운하 사업을 추진했다는 사실을 적발하지 못했고 사업타당성이나 환경파괴 우려 등에 대해서도 "별다른 문제점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사실상 타당성을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감사원은 지난 1월 4대강 사업 관리실태 감사에서 '총체적 부실'이라는 결론을 내놓은 데 이어 이번에 4대강 사업이 사실상 대운하 재추진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고 건설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정권이 바뀌자 감사원이 이전과는 다른 감사결과를 내놓은 셈이다. 그래서 감사원의 감사결과는 또 다른 정치적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번 감사를 통해 감사원이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4대강 사업을 추진하라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말씀 자료까지 확인했지만 지난 정권 때는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정치적이라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번 4대강 감사 결과는 박근혜정부는 4대강 사업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는 점을 재확인해주면서 MB정부와 확실한 결별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점도 주목되고 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직접 나서 공개적으로 4대강 사업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지난 1월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 이후 시작된 4대강 사업에 대한 검찰수사에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4대강 사업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의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것이 정치권의 입장이지만 4대강 사업을 주도한 MB정부의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향후 대응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이날 "대운하를 재추진하기 위해 4대강 사업의 규모를 확대해놓고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다"며 대운하 추진이 아니라고 주장한 지난 정부 인사에 대한 고발방침을 밝혔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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