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중심부에 있는 하이드 파크는 웨스트민스터 사원, 대영박물관, 국회의사당 등과 함께 런던의 명소다. 1천만 명 이상의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 중심에 1.4㎢의 넓은 공원이 있는 것도 놀랍지만, 서펀타인 연못에 유유히 떠다니는 백조와 오리떼를 보고 있으면 아예 한적한 시골에 온 듯한 느낌이다. 오래전, 하이드 파크에서 '대구 도심에도 이런 공원이 있었으면' 하고 다른 어떤 곳보다 부러워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명소지만 록 팬들에게는 1969년 7월 5일 롤링 스톤즈의 기념비적인 콘서트가 열린 곳으로도 익숙하다. 당시 롤링 스톤즈는 초창기 리더 브라이언 존스의 탈퇴 선언에 이은 급작스러운 사망으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존스가 사망한 지 이틀 만에 무려 50만 명을 동원한 하이드 파크 공연으로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이 공연에는 갓 데뷔한 킹 크림슨이 오프닝 밴드로 출연해 이래저래 록 팬의 추억 속에 있다.
지난 6일, 롤링 스톤즈가 꼭 44년 만에 하이드 파크에서 공연했다. 리더인 믹 재거는 "1969년 공연에 왔던 사람이 있나?"라며 6만 5천 명의 관중 앞에서 70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열창했다 한다.
언론도 일제히 이 소식을 전했다. 데일리 미러는 '44년 전 오늘 공연했던 롤링 스톤즈가 다시 돌아왔다'고 했고, 인디펜던트는 "이날 롤링 스톤즈는 세계 최고의 로큰롤 밴드라는 수식어가 자신들의 사명이었음을 확인시켰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좀 더 시적으로 '롤링 스톤즈가 자신들의 과거와 순식간에 지나가는 영국의 목가적인 여름을 찬양하는 콘서트와 함께 44년 만에 런던 하이드 파크로 돌아왔다'고 표현했다.
현재 롤링 스톤즈에는 1963년 초(결성은 1962년)부터 함께한 멤버가 믹 재거, 키스 리처즈, 찰리 와츠 등 3명이나 된다. 현재 우리 나이로 71~73세다. 그동안 여러 차례 멤버 교체가 있었지만, 이 세 명은 무려 50년 동안 '롤링 스톤즈'라는 한 이름으로 활동했다.
올해 64세인 조용필이 최근 새 음반으로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다. 1968년에 데뷔해 1979년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을 조직해 오늘에 이른다. 아직 활동하는 위대한 탄생으로 본다면 올해로 34년째인 셈이다. 그가 70세가 되는 6년 뒤, 고희(古稀)와 위대한 탄생 결성 40주년을 기념하는 '위대한' 공연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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