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양식이 변하면서 식생활도 바뀌고 있다. 도심 번화가에만 있던 레스토랑도 요즘은 동네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젊은 층은 서구식 분위기를 즐기지만, 중장년들에겐 아직도 양식당이 조금은 낯설고 부담스럽다. 하지만, 레스토랑도 오랜 친구처럼 정겹고 편안한 곳이 있다. 대구 수성구 황금동 성김대건성당 앞에 있는 '알리오'가 그렇다. 주말 외식 나들이는 물론 점심때 친구들과 어울려 가볍게 파스타와 피자, 스테이크 등을 즐기는 손님들이 많다.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정통 이탈리아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탈리아 레스토랑 '알리오'는 샐러드와 스테이크가 맛있는 집으로 입소문이 났다. 소박하고 담백한 맛이 매력이다. 단골은 그 진가를 안다. 비교적 가격도 부담 없고 친절해 누구나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알리오'는 잘생긴 홍준곤(29) 오너 셰프와 홀 서빙을 하는 여동생 윤미(26) 씨 남매가 운영하고 있다.
공무원(경북도청 근무) 출신인 이준열(68'동구 신암동)'손정희(62) 씨 가족은 5년째 이 레스토랑의 단골손님이다. 이들 부부가 양식을 즐기게 된 이유가 있다. 이 씨는 "경북대 의과대학에 근무하는 큰딸이 가족 외식 때 늘 양식집으로 안내하는 바람에 우리 부부도 어느새 그 맛과 분위기에 익숙해졌다"고 한다. 손 씨는 "딸과 함께 유명하다는 양식집을 많이 다녀봤지만, 우리 입맛에는 '알리오'가 최고"라고 평가한다. 손 씨의 언니 영희(68'교사 출신) 씨도 가끔 동참한다. "알리오는 음식 맛은 말할 것도 없고, 친절하고 아늑한 분위기에다 셰프가 제철에 맞게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는 정말 멋진 음식점"이라고 칭찬한다. 알리오에 들어서면 차분한 느낌이 든다. 테이블 간격도 널찍해 옆 사람 신경 쓰지 않고 조용하게 식사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선보이는 식전 빵은 음식을 기다리며 대화하면서 즐기기에 좋다.
대부분 단골손님인데다 미리 예약한 터라 홍준곤 셰프가 손님의 입맛에 맞춰 음식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손님들이 가장 즐겨 주문하는 음식은 '셰프 추천 샐러드'다. 버펄로치즈에다 오렌지, 방울토마토가 들어 있어 사각거리며 씹히는 청량감이 느껴진다. 이준열 씨는 토마토 리조또를 즐긴다. 이 씨는 "알리오에 오면 늘 해산물 토마토 리조또를 주문한다"며 "새우 등 풍성한 해물에다 리코펜이 많이 함유된 완숙 토마토로 만든 리조또의 맛은 일품"이라고 추천한다. 순서대로 나오는 음식을 조금씩 나누어 맛보는 재미가 여간 쏠쏠한 게 아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한우 안심 스테이크다. 얇은 스테이크에다 살짝 익힌 양파를 곁들여 조화를 이룬다. 스테이크는 얇지만 씹을수록 입안에서 한우 특유의 감칠맛이 느껴진다. 맛있는 음식으로 한껏 기분이 좋아진 일행은 홍 셰프가 제공한 붉은 포도주로 건강을 위해 건배를 한다. 이준열 씨는 건배사의 달인이다. "딸 결혼식 때 사돈은 축가를 부르고 저는 사위와 딸에게 평생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살라는 주례사를 했다"고 한다.
홍 셰프와 윤미 씨의 경력은 나이에 비해 화려하다. 남매는 수성대학교 호텔조리학과 출신(동기생)이다. 홍 셰프는 대학 졸업 후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과 에버랜드에서 근무했다. 그리고 미국 콜로라도 덴버 단기조리실습 과정도 이수했다. 2009년 수성구 범어동에 있던 알리오에 근무하다가 2년 후 레스토랑을 인수했다. 지난해 지금의 자리로 이전했다. 윤미 씨도 한식, 일식, 양식 조리사 자격증을 딴 음식 전문가다. 홍 셰프는 "최대한 싱싱한 음식 재료에다 온갖 정성을 다해 손님이 편안하게 식사를 하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알리오의 목표"라며 "지금의 규모가 제가 감당하기엔 부담스러워 앞으로 식당 규모를 줄여 손님과 셰프가 좀 더 가까운 곳에서 대화하며 음식을 나눌 수 있는 소박한 공간의 레스토랑을 경영하고 싶다"고 한다.
해산물 토마토 파스타와 해산물 크림 파스타 등은 각 1만5천원. 한우 안심 크림 파스타 1만9천원이다. 리조또는 해산물, 토마토 등 각각 1만4천원, 한우 안심 크림 리조또는 1만8천원이다. 셰프 추천 샐러드는 1만5천원. 피자는 1만5천원 선. 런치 메뉴(낮 12시~오후 2시)는 2인 기준으로 4만원이다.
사진'박노익 선임기자 noik@msnet.co.kr
▷규모: 좌식 30석
▷주차공간: 주변에 알아서 주차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오후 4~5시 브레이크타임, 매주 일요일 휴무)
▷예약: 대구 수성구 황금동 132-5. 053)741-5989.
◆'이맛에 단골!'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문의 매일신문사 특집부 053)251-1582~4, 이메일 inf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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