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미애 교수의 부부·가족 상담 이야기] 날 버리고 이혼한 남편, 다시 구애하는데…

너무나 고민하다가 도움을 청합니다. 저는 과거 결혼생활 중, 청천벽력같은 남편의 이혼 제의를 받았었습니다. 이유는 저보다 젊고 예쁜 여성과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전 말할 수 없는 배신감과 상처로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래도 남편을 포기할 수 없어, 가정으로 돌아오라고 애원하고 빌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결국 냉정하고 매몰차게 폭력까지 쓰며 조강지처인 저를 버리고 그 여자를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3년 후 지금 남편은 그 여자에게 배신을 당해 혼자가 되었고, 저에게 다시 사과하며 재결합하자고 끈질기게 연락을 해오고 있습니다. 저는 그간의 상처를 달래면서 새 출발을 앞두고 교제 중인 좋은 남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 남편에 대한 정이 남아서인지 뜻하지 않은 남편의 연락에 쉽게 결정을 못 내리고 있습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결혼생활 중 남편이 아내와의 신의를 버리고 다른 여성과의 일탈된 사랑을 위해 이혼까지 강요했으니 그간 큰 상처로 얼마나 아픈 세월을 보내셨겠습니까. 이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지금부터 귀하의 삶이 행복하고 평탄할지 생각해 봅시다.

우선, 귀하는 이혼의 상처를 딛고 새 결혼을 준비하는 좋은 남성이 있음에도, 자신을 배신하고 다른 여성과 재혼했던 전 남편이 다시 귀하께 재결합을 요구하는 모습에 마음 흔들리고 있습니다. 귀하는 어떤 사람일까요?

또 과거 귀하와의 사랑의 신의를 냉정하게 버리고 제3의 여성을 선택했던 전 남편은 어떤 사람일까요?

누구나 처음에는 잘못 판단하여 일을 그르칠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를 '실수'라 합니다. 그러나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실수가 아닌 '선택'이라 할 수 있지요. 귀하께서는 이미 결혼생활에 있어서 배우자 선택에 있어서 한 번의 '실수'를 경험했었습니다. 그러나 같은 '실수'를 두 번 하는 것은 귀하가 책임져야 할 스스로의 '선택'일 수 있습니다.

옛말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말(馬)은 풀을 먹고 살기는 하지만, 스스로 밟고 지나온 풀은 먹지 않는다.' 이 말은 말이 풀을 밟고 거기를 지나왔다는 것은, 말로서는 그 풀이 맛이 없고 거칠고 독이 있었기에 밟고 지나가는 것이 합당하여 거기를 빠져나갔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밟고 지나간 풀은 그 당시 그럴만한 사유가 있었음을 기억하고 두 번 나쁜 경험을 재생하지 않으면서 스스로를 보호한다는 의미로 해석이 됩니다.

귀하는 지금 어떠신가요?

물론 지금이라도 자신의 잘못된 선택을 후회하고 용서를 비는 전 남편의 태도는 귀하에게 있어서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기에 필요한 모습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두 사람이 화해하여 재결합해서 평온히 살기를 시도하기에는 너무 먼 지점까지 와 버린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특히 이미 귀하의 옆에는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편안하고 믿음직스러운 좋은 사람이 있으니 말입니다.

어쩌면 전 남편의 제의에 마음이 흔들리는 귀하의 모습은 또다시 그에게 사랑의 불신을 주어 마음의 상처를 남길 수 있으리라 우려됩니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을 보호하고 자신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선택에 능한 법이랍니다. 귀하의 새롭고 현명한 선택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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