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집 맛자랑] 두부 콩국수

무엇이든 손으로 만드는 재주가 좋으셨던 어머니는, 콩국수 한 그릇에도 수고로운 노동을 마다하지 않는 분이셨다. 지금 내가 사는 집에는 어머니도 안 계시고 콩도 없고 맷돌도 없지만, 나는 여름이면 고치지 못한 나쁜 버릇처럼 콩국수를 그리워한다. 어머니처럼, 질 좋은 콩을 고르고, 그 콩을 씻어 삶아 불리고, 반죽한 면을 반듯반듯 썰어낼 만큼의 시간과 의지가 내게는 없다. 그래서 두부와 두유, 견과류, 잔머리만으로 어머니의 최고급 콩국수를 꿈꾸어 본다. 두부 등속은 콩이 아닌데도 꽤나 고소한 맛을 낸다. 나는 어머니가 아닌데도 꽤나 비슷한 맛을 낸다. 나는 그리움이 언제나 근사치였던 것을 생각한다. 먼 기억의 어딘가에서 "맛있네요" 하던 내 어린 목소리가 들리고, 어머니는 내 곁을 떠나지 않은 채 환하게 웃고 계실 것이다.

◆재료: 두부 1모, 두유 1팩, 오이, 계란, 소면, 소금 한 꼬집, 호두 등속의 견과류 조금, 얼음 조금

◆만드는 법

1. 끓는 물에 먹을 만큼의 소면을 삶아 찬물에 헹궈 물기를 빼준다.

2. 믹서에 두부 1모, 두유 1팩, 소금 한 꼬집, 호두 등속의 견과류를 조금 넣고 간다.

3. 계란은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해 각각 지단으로 부쳐내고, 오이는 채를 썰어 준비한다.

4. 그릇에 소면을 적당히 담고 갈아놓은 국물을 붓는다.

5. 계란과 오이를 고명으로 얹고 얼음을 조금 올려 소담하게 담아낸다.

※ 콩국수로 삶은 소면이 남으면 초고추장으로 비빔국수를 해도 좋고, 간장과 설탕으로 비빔국수를 해도 맛있다.

이지안(대구 수성구 범어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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