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텁지근한 불볕더위가 사람들을 지치게 한다. 유명한 냉면집은 벌써부터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뭘 먹을까? 시원한 물냉면도 좋고, 매콤달콤한 비빔냉면도 무더위를 날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중국집에서 '짜장면이냐 짬뽕이냐'를 놓고 고민을 하듯 물냉면과 비빔냉면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도 쉽지 않다. 냉면은 뭐니 뭐니 해도 '진한 육수와 쫄깃쫄깃한 면발이 최고'라는 물냉면 마니아가 있나 하면, '매콤달콤 양념이 어우러진 비빔냉면이 최고'라는 비빔냉면 예찬론자도 있다. 냉면집에서 물냉면, 비빔냉면을 선택하는 것은 짜장면이냐 짬뽕이냐를 선택하는 것만큼 힘이 든다.
◆평양냉면과 함흥냉면
냉면은 크게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으로 나뉜다.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은 재질과 맛에서 약간 차이가 있다. 보통 '물냉면'으로 부르는 평양냉면은 메밀을 주 원료로 면을 뽑아서 거칠고 먹으면 툭툭 끊기고 맵거나 짜지 않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반면 함흥냉면은 메밀에 감자, 옥수수 전분을 섞어서 긴 면발을 쫄깃하게 만들며 맵고 진한 양념과 따끈한 육수를 곁들여 먹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평양냉면은 메밀면과 육수의 조화를 중시하는 음식이고, 함흥냉면은 감자 또는 고구마 전분면과 고춧가루 양념의 조화를 중심으로 하는 음식이다.
하지만 냉면이 대중화되면서 요즘은 이러한 둘의 경계도 허물어졌다. 냉면집들은 서로의 장점을 받아들여 평양냉면 전문점에도 비빔냉면이 있고, 함흥냉면 전문점에도 물냉면이 있다.
◆깔끔하고 깊은맛 물냉면, 새콤달콤한 비빔냉면
물냉면은 나이 드신 분을 비롯해 젊은 층도 두루 좋아한다. 특히 여름철에 많이 찾는다. 반면 비빔냉면은 젊은 층, 특히 여자들이 많이 찾는다. 특히 장마철이나 궂은 날엔 비빔냉면을 찾는 손님이 평일보다 많다. 강산면옥 김재한 대표이사는 "궂은 날에 매콤한 비빔냉면을 먹으면 땀이 나면서 개운해지고 기분 전환도 돼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60년 전통의 강산면옥에서 만난 냉면 마니아들은 자기가 먹는 냉면이 맛있다고 했다. 김상연(83'대구 수성구 지산동) 씨는 "주로 산뜻한 맛이 나는 물냉면을 먹는데, 먹고 나면 온몸이 시원해진다"며 "전통 있는 냉면집이어서 그런지 깊은맛이 난다"고 했다. 이순덕(67'여'중구 삼덕동) 씨도 주로 물냉면을 찾는다. "물냉면은 맵지 않고 담백한 맛과 함께 감칠맛이 나서 먹는다"고 했다. 이지훈(25) 씨 역시 물냉면을 좋아한다고 했다. "더울 때 한 그릇 먹고 나면 더위를 씻을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술을 좋아하는 박상중(51'중구 대신동) 씨는 비빔냉면을 좋아한다고 했다. "과음한 다음 날 속풀이로 비빔냉면을 먹는데, 뜨끈한 육수와 함께 먹으면 속까지 시원해진다"고 했다. 김주경(20'여) 씨 역시 "오늘처럼 날씨가 궂은 날은 매콤한 비빔냉면이 당긴다"며 "과일이 많이 들어간 소스가 입맛에 맞아 즐겨 먹는다"고 했다.
1965년 강산면옥에 입사한 현광옥(74) 상무이사는 육수를 만들 때 식초를 넣는다고 했다. "당기는 맛과 산뜻한 맛을 내기 위해 넣지만 특히 여름철에는 식중독 예방을 위해 꼭 넣는다"고 했다. 현 상무는 면을 가위로 잘라 먹지 말라고 했다. 면을 자르면 씹는 맛이 떨어진다는 것. "가끔 손님의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고 면을 가위로 잘라 내오는 집이 있는데, 면발의 식감을 제대로 즐기려면 자르지 말고 먹는 것이 좋다"고 귀띔했다.
대구에는 유명한 냉면집이 몇 군데 있다. 1951년 창업한 강산면옥은 평양식 냉면 전문집이다. 물론 함흥냉면도 있다. 부산안면옥과 대동면옥은 가족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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