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을 이기는 설명의 힘/ 리 레피버 지음/ 정석교 옮김/ 미디어윌 펴냄
누구나 설명을 한다. 엄마는 아이에게 편식을 하면 안 되는 이유를, 의사는 환자에게 치료 방법을, 직장인은 상사에게 기획 아이디어를, 기업가는 투자자에게 프로젝트의 전망을 설명한다. 일상에서 누구나 설명을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명 방법을 따로 배우고 익히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설명 컨설팅'이라는 분야를 만든 커먼크래프트의 창업자 리 레피버는 이 책을 통해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상대의 뇌에 꽂히는 설명의 기술을 설파한다.
저자는 설명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좋은 아이디어가 상대방에게 이해되지 못하고 사장(死藏)되는 것을 '설명의 문제'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런 문제의 원인을 파악해 각각에 맞는 해결책을 고안했는데 그중 주목할 만한 것이 이 책에 소개된 '설명 단계 저울' 모델이다. 이 모델은 자신이 설명하려는 아이디어에 대한 청중의 사전 이해도를 스케일로 나타냈다. 맨 왼쪽인 A지점에 가까울수록 상대방의 이해도는 낮고, 반대로 오른쪽인 Z지점에 가까울수록 정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식이다. 저자는 낮은 이해도일수록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what)인지'와 '이를 어떻게(how) 활용하는지'를 설명하기보다는 '이것이 왜(why) 의미 있는지'를 먼저 설명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흔히 성과를 내거나 협상에서 이기기 위해서 상대방을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성급한 설득보다 명쾌한 설명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얘기한다. 제대로 된 설명은 굳이 빈약한 논거를 가지고 번지르르한 유혹으로 상대를 속이는 행위가 아닌, 상대의 진심까지 움직이게 하는 정직한 기술이다. 332쪽, 1만4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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