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 전체 쌀 수확량이 감소세에 접어들었으며 맛 또한 현재보다 떨어질 것을 보입니다. 앞으로 지금과 같은 밥맛이 유지되는 쌀 생산과 고온에 강한 쌀 품종개량을 연구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달 초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가 주관한 2012년도 국내 학술지 논문평가에서 '제23회 과학기술 우수논문상'을 받은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작물육종과 김상국(46) 박사. 첫인상은 농업현장이 곧 그의 연구실인 관계로 얼굴은 햇볕에 그을려 까무스름했으나 눈빛은 어느 분야 연구자 못지않게 반짝였다.
그가 이번에 수상한 '양성자 빔 처리에 따른 벼의 유묘생장과 전분특성'이란 논문은 지난 1년 동안 국내 368개 학회지에 발표된 논문 중, 각 소속 학회별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추천된 최우수 논문 중에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다시 심사해 선정된 만큼 국내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벼는 세계 주요 식량작물 중 하나로 새로운 품종을 육성하기 위한 기술의 하나입니다. 기존의 교배육종과 달리 파종 전 볍씨에 양성자 빔을 쏘아 벼의 양분 중 전분 속 아밀로스와 아밀로펙틴의 특성을 변화시켜 신품종을 개발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방법을 시도했습니다."
2011년 처음 실험한 이 방법은 벼의 전분구조를 새로운 형태로 변화시킴으로써 밥맛을 훨씬 좋게 만들었다. 또 이 방법은 벼 외 감자, 고구마, 보리 등에도 기술도입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더욱이 양성자 빔은 일반적인 방사선보다 벼의 변이를 많이 유도했으며 최근 인체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유전자변이농산물(GMO)과 달리 인체에 전혀 무해하다는 것. 이는 유전자변이농산물은 외부에서 유전자를 삽입, 인공적인 변이를 유도하는 반면 김 박사는 식물 자체의 변이를 유도하는 방법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양산 기간도 교배육종법보다 약 2배 정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일부 벼에 실험적용한 후 5, 6년 후면 밥맛이 한층 좋아진 쌀을 소비자들이 구입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김 박사는 지금까지 국내외에 농업관련 학술논문 89편(국제학술지 SCI 17편)을 게재했고, 12건의 특허등록과 5건의 기술이전을 했다. 특히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천연기념물 제52호 섬백리향의 줄기와 잎에서 추출한 향수제품은 향토산업으로 주민소득증대에 기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쌀 소비촉진을 위한 쌀 냉면과 산약뿌리 비대제 등을 개발하기도 했다.
"험난한 FTA 파고와 어려운 농업현실에서 한발 앞선 농업기술 개발만이 농가소득 증대와 국내 농업경쟁력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농업의 농(農)은 굽을 곡(曲)과 별 진(辰)이 합해져 생긴 말입니다. 그만큼 농업은 '하늘에 별이 떠야 비로소 허리를 펴는 힘든 일'이죠. 이 때문에 새로운 농업기술개발은 더욱 필요한 것이 아니겠어요. "
김 박사는 2009년 지방농업연구 우수상과 2010년 우수논문상을 받은 바 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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