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홍익표 전 원내대변인의 '귀태'(鬼胎) 논평에 이어 이해찬 상임고문이 박근혜 대통령을 '당신'으로, 또 김경협 의원이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히틀러'에 비유하면서 민주당 지도부가 곤혹스런 처지다. 일각에선 "수습만 하다 끝날 수습 지도부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하고 있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민주당의 연이은 막말에 "혹시 김한길 당 대표가 책임지고 물러날 수 있도록 하는 '의도된 실수' 아니냐"며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심한 발언을 작심하고 연이어 발언할 수 있는가"라고 했다.
민주당은 그간 꽤 유연한 대응으로 사태를 수습해 왔다. 11일 '귀태' 발언이 나왔을 때 새누리당이 작심하고 '국회 보이콧'을 선언하자 홍 전 대변인의 당직 사퇴, 김관영 수석대변인의 유감 표명에 이어 김한길 대표까지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 전 대변인의 발언이 민주당을 마치 '대선에 불복하려는 정당'으로 비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국회는 파행을 신속하게 풀었고 여야 원내지도부가 그 사이 소통을 원활히 하며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정쟁보다는 국정원과 NLL 국면 수습과 민생을 택한 것이다. 새누리당으로선 국회 파행에 대한 집권 여당의 책임감이 컸고, 민주당도 '발목 잡기 정당'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었다. 여야 모두 역풍을 우려한 셈 빠른 출구전략을 구사했다.
하지만, 이 상임고문이 사태가 수습되기도 전에 "이러다 당선 무효까지 생각하는 세력이 늘어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해 민주당 지도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형국이다.
귀태 논란에서 빨리 벗어나 국회 정상화에 합의한 새누리당은 이 상임고문과 김 의원의 발언까지 나오자 향후 대책을 논의하는 분위기다. 12일 민주당의 유감 표명에 대해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김한길 대표가 대변인을 통한 유감 표명이 아니라 민주당 당 회의에서 직접 육성으로 말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회가 다시 파행되면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국정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 민주당으로선 대여 공세의 핵심인 국정원 국조를 계속 불을 지펴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가뜩이나 '친노의 부활'을 이야기하는 통에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존재감이 '없다시피 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최경환-전병헌 원내대표 간, 윤상현-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 간의 소통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