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시모집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시의 주요 전형요소인 자기소개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입시 전문가들의 말처럼 다른 수험생과 다른, 자신만의 이야기를 자기소개서에 녹여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EBSi에서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강의하고 있는 공신교육입시연구소 신진상(사진) 소장으로부터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 들어봤다.
-대입에서 합격한 수험생과 불합격한 이들의 자기소개서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둘의 차이는 들인 노력과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합격생들의 자기소개서를 보면 초안 단계에서부터 공을 들이며 자신의 학생부와 스펙을 냉정하게 분석한 뒤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최대한 부각시키고 불리한 것에는 적절한 해명을 덧붙인 것들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연세대를 제외하면 자기소개서의 분량이 정해져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 구성이 먼저이고 필력은 나중의 일이다. 글감이 좋을수록 글이 자연스러워질 가능성이 크다.
-학생들이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어려워하는 점은 무엇인가.
▶자기소개서를 쓰려는 학생들은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한다. 그런데 더 어려운 것은 무엇을 쓰느냐다. 무엇을 써야 할지 정해지면 어떻게 써야 할지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우선 학생부와 자신이 지망하는 학교'학과의 인재상을 꼼꼼히 분석한 다음 자기소개서를 써야 한다. 그리고 학생부 상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것들을 찾아낸 뒤 자기소개서에서 집중적으로 보완해야 하는데 학생들은 이 부분을 가장 어려워한다. 과정 중심으로 진솔하게 쓰라는 말도 학생들에겐 쉽게 와 닿지 않을 것이다.
-전형에 따라 자기소개서 작성법도 달라질까.
▶입학사정관제전형에 지원할 경우 학교생활에 충실하면서 사회성과 공동체 의식이 드러나는 활동 위주로 자기소개서를 쓰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기회균등전형의 자기소개서에서는 자신의 불리한 환경을 직접 드러내며 그 환경을 자신이 어떻게 이겨냈는지를 밝히는 게 좋다. 특기자전형은 스펙을 쌓기까지 어떤 노력을 했는지 과정 중심으로 쓰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점수를 강조한다고 해서 반드시 높은 점수를 주는 게 아니다. 세 전형 모두 전공 적합성 내지 전공 준비도, 즉 왜 해당 학과에 지원했는지 반드시 드러내야 한다.
-각 대학에 따른 자기소개서의 평가 기준 차이는.
▶비슷한 점부터 살펴보자. 입학사정관들은 나름대로 훈련을 통해 자기소개서를 객관적으로 보려고 하는 편이다. 대필했거나 도움을 많이 받았는지, 과장이나 왜곡이 있는지,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면서 전공 준비를 위해 노력을 했는지 등 학생부 추천서와 대조해 꼼꼼히 본다. 반면 교수들은 학업 능력이나 전공 적합성을 더 따질 것이다.
학교마다 자기소개서 평가 기준에 차이가 있는 것은 학생 선발 과정에서 초점을 맞추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서울대는 자기소개서를 통해 학교생활 충실도와 전공 적합성 학업적 우수성, 사회성, 독서 활동까지 거의 모든 분야를 평가하려고 한다. 연세대는 자기소개서에서 학업 외에 학생의 인성과 사회성을 보려고 하며, 고려대는 리더십과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는 편이다. 성균관대는 다른 대학보다 학생의 학업 능력을 검증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다수 학생들은 결국 여름방학이 시작한 뒤 자기소개서를 본격적으로 쓸 것이다. 어떻게 쓰는 게 좋을까.
▶최상위권 학생들은 교사들과 함께 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중'상위권 학생들은 현실적으로 교사들이 일일이 지도해주기 어렵다. 이들은 자기소개서를 모두 쓴 뒤 교사의 평가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부류인 학생들은 주로 부모와 함께 자기소개서를 쓸 것이다. 자기소개서는 반드시 자신이 써야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해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나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다만 자기소개서 속 문장과 표현까지 다른 이들에게 의존하는 것은 금물이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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