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15일 경남은행 매각 공고를 발표함에 따라 경남은행 인수전이 시작됐다. DGB금융지주와 BS금융지주가 일찌감치 인수 의사를 밝힌 가운데 경남지역 상공계와 지역 정치권 등으로 구성된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도 인수전에 가세하면서 뜨거운 경쟁을 예고했다.
◆DGB금융지주 테스크포스 가동
예금보험공사는 매각공고를 통해 9월 23일까지 예비입찰서류를 받는다. 이후 숏리스트(적격 입찰자) 작성과 예비 실사, 본 입찰 등의 순서로 매각 작업을 추진한다. 통상 한달 정도인 매각 공고기간이 두 달 정도로 늘어남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는 올 연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확실한 인수자를 찾기 위해 매각 공고기간을 예년보다 길게 잡았다. 공고기간 동안 인수 후보자가 모이면 실사 등의 과정을 거쳐 연말까지 인수자를 정하겠다"고 말했다.
DGB금융지주는 매각 공고가 발표되자 테스크포스를 가동하며 구체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DGB금융지주는 인수자문사로 골드만삭스를 지정, 적정 인수 금액과 그에 따른 자금 조달 계획 등을 마련 중이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차입 등의 방법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개괄적인 자금 조달 계획은 이미 수립해 놓은 상태다. 본 입찰에 써낼 최종 인수 가격과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법은 예비 실사 등을 거쳐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1조2천~1조3천억원 예상
예금보험공사는 매각 방식으로 공개경쟁입찰을 채택했다. 이는 최고가 낙찰을 통해 특혜 시비와 정치적 입김 등을 배제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경남은행의 운명은 인수 가격에 따라 결정되게 됐다. 금융권에서는 PBR(주가순자산비율)을 활용해 예상 인수 가격을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경남은행의 자기자본은 2조원 정도다. 여기에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지분율 56.97%를 적용하면 1조1천400억원이 경남은행의 매각 대상 자산가치가 된다.
하지만 자산가치가 주가에 100% 반영되지 않는 만큼 주식시장에 상장된 지방은행의 PBR을 적용해 기초 인수 가격을 산정한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비율로 나눈 수치로 지방은행 평균 PBR은 0.7∼0.8 수준이다. 1조1천400억원에 지방은행 평균 PBR(0.7∼0.8)을 적용하면 경남은행 매각 대상 주식가치는 8천억~9천억원이 된다.
금융권에서는 8천억~9천억원에 경영프리미엄을 더한 가격이 최종 인수가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경영프리미엄을 더해 금융권에서 추정하고 있는 인수 가격은 1조2천억원에서 1조3천억원 수준이다. 인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 가격은 더 뛸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이고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남은행 인수 가격은 최소 PBR 1배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남은행의 올해 말 예상 자기자본 등을 감안해 보면 PBR 1배 가격은 1조2천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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