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도 찾는 뱃길, 상술로 물들여서야…

선사들 날씨 안알린채 출항…현지 가서야 "접안 못한다"

15일 오전 독도 앞 해상. 울릉도를 출발한 지 2시간 만에 독도 앞에 도착했다. 하지만, 배 안에서는 입도가 불가능하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탑승객들은 미리 현지 날씨를 승객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운항을 강행한 선박사에 항의를 쏟아냈다.

이모(71) 씨는"독도에 대한 일본의 무모한 영토야욕을 규탄하기 위해 독도를 찾는 국민의 염원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선박사들은 반성해야 한다"며 "미리 전화 한 통만 하면 현지 날씨를 파악할 수 있는데도 일단 독도로 출발한 뒤 날씨를 핑계로 돌아온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울릉~독도 간을 운항하는 선박사와 울릉도 관광상품을 파는 여행사들이 현지 날씨를 고려하지 않고 독도행 배를 띄우고 있어 탑승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독도 입도가 불가능한 날씨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도 일단 배를 띄운 뒤 돌아오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포항해경 등에 따르면 지난 5월의 경우 독도로 출항한 5만1천523명 가운데 독도에 입도한 탑승객은 3만8천675명이었지만 배를 돌려나온 이들도 24.5%인 1만2천648명에 달했다. 앞서 3월에는 출항인원 6천690명 가운데 39.4%에 이르는 2천638명이 회항하기도 했다. 독도에 입도하지 못해도 선박료는 내야 한다. 울릉~독도 간 선박이용료(편도 기준)는 씨스포빌이 4만5천원, 씨플라워1호가 5만1천원, 씨플라워2호'독도사랑호'돌핀해운이 5만5천원 등이다.

여행사들도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독도 방문을 원하다는 점을 이용해 선박 이용을 부추기고 있다. 여행사들은 독도 출항 전에 '독도에 발을 들여놓기 위해서는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 등의 말로 입도를 못한 승객들의 항의를 차단하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독도 입도를 못하는 것은 날씨 때문이다, 출발 전에는 입도를 할 수 있었는데, 막상 가보면 상황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 입도를 못할 뿐, 날씨를 알면서도 항해를 강행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울릉군은 독도입도종합안내(http://intodokdo.go.kr)나 독도관리사무소(054-790-6641) 등을 통하면 독도 입도의 가능성을 미리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선박사 관계자는 "날씨 때문에 입도가 힘든 것이지 일부러 고지를 안 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미리 승객들에게 입도 여부를 알려서는 영업이 힘들다. 성수기 때 승객 유치를 하지 않으면 운영 자체가 어렵다"고 했다.

울릉군 관계자는 "독도 입도를 못하고 배 타고 주변만 돌다 온다고 하면 누가 비싼 뱃삯을 물고 가겠느냐"며 "성수기 독도행 배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질 정도로, 관광객들의 독도행이 뜨겁고 선박사 역시 이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릉'박승혁기자 psh@msnet.co.kr 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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