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극단 미로 우주과학 연극 '우주일기'

안드로메다행 우주선 연쇄살인 범인 누굴까

2010년 1월에 창단한 극단 미로의 우주과학 연극
2010년 1월에 창단한 극단 미로의 우주과학 연극 '우주일기'의 한 장면. 이 극을 통해 과학과 철학이 미묘하게 만나는 점접을 찾을 수 있다. 24∼28일 우전 소극장.

지역극단 미로가 새로운 형식의 창작 SF(Science Fiction) 우주과학 연극 '우주일기'를 무대에 올린다. 이 신선한 연극은 24일부터 28일까지 대명공연문화거리 내 우전 소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과학과 연극의 만남'이라는 기획의도를 통해 새 공연문화에 대한 수요 욕구가 높은 젊은 관객층을 타깃으로 만든 연극이다. 특히 SF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젊은 계층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는 흥미로운 장르로서, 젊은 관객의 기호를 충족시키고자 한 것.

이 연극은 공상과학이 아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등 물리학과 빅뱅, 우주론 등 우주탐험 역사에 대한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연극을 직접 쓰고 연출까지 맡은 계명대 안재범 연극예술과 교수는 "미래의 한 우주선에서 일어난 의문의 연쇄 살인사건을 극화한 이 작품은 이미 여러 연극제를 통해 호평을 받은 작품"이라며 "바흐의 음악을 모티브로 삼았으며, 우주라는 무한한 공간 속에서 유한한 인간이 겪게 되는 외로움과 사랑에 대한 갈망이 인간의 보편적 현상임을 우주적 서정시로 극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극의 배경은 정신을 에너지로 전환하여 빛보다 빠르게 이동하게 하고, 의학의 발달로 암과 에이즈가 정복되고, 하이브레인이라는 슈퍼 컴퓨터의 판단으로 운영되는 가상의 미래 세계다. 이 연극은 짧고 파편화된 대사, 반복과 변주의 에피소드극 구성, 기존의 인과적인 혹은 양식적인 내러티브 파괴 등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더불어 공감각적 무대 형상화와 다양한 특수효과를 활용하여 고독하고 광활한 우주공간의 신비감을 창출한다. 건담, 마크로스, 에반게리온과 데즈카 오사무, 신카이 마코토의 제패니메이션, 스페이스 오디세이, 에어리언 등 SF 영화와 만화를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이 연극의 줄거리는 안드로메다의 B157 행성계로 항해 중인 세종호에서 일어난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세종호 선장 이소연의 생일날, 불의의 사고로 대원 줄리아가 목숨을 잃게 되자 인간의 마음까지 판단하는 전자두뇌인 하이브레인은 대원 중 마르코를 살인범으로 지목하나 그 역시 뜻밖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자 대원들이 혼란에 빠지게 된다는 내용이다.

한편 2010년 1월에 창단한 극단 미로는 우주과학 연극이라는 장르적 실험을 시도한 '혹성의 사랑'(2010년 초연), 의식'무의식'기억 등 다양한 인간의식의 층위를 하나의 극으로 구성한 생각 구성극 '병조각' 등 실험극의 대표적 선두주자 역할을 하고 있다. 010-2878-1322(김예솔)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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