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동해안을 덮친 유례없는 냉수대 현상(본지 12일 자 1면 보도)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냉수대로 큰 피해를 입은 양식 어민들 대다수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보상길이 막막하다.
국립수산과학원은 18일 경북 동해안의 해수면 온도가 16.5~20.9℃로 측정되는 등 평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고 밝혀 지난달 18일 영덕 해안에 처음 냉수대 주의보가 발령된 이후 거의 한 달여 만에 경북 동해안지역의 냉수대 주의보'특보가 조만간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냉수대 현상으로 올해 포항'영덕'경주지역에서는 특히 양식장을 중심으로 엄청난 피해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동해안 지방자치단체와 어민들에 따르면 이번 냉수대로 영덕 축산면 2곳, 포항 구룡포'장기면 8곳, 경주 감포읍 1곳 등 총 9곳의 양식장에서 어류 100여 만 마리가 집단 폐사해 약 60억원대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
문제는 이들 양식장 모두가 재해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보상을 받을 방법이 막막하다는 점이다.
포항시와 영덕군 등에 따르면 동해안의 수온 등 바다 상황이 우럭을 키우기 적합한 반면 이번에 대규모 피해를 입은 돔과 방어 등의 어류는 상대적으로 양식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동해안 양식 어류 중 우럭 외에는 보험가입이 힘들다는 것.
또 파도가 높고 태풍이 잦은 경북 동해안 지역은 타지역처럼 '표층양식장'이 아닌 해수면 약 10m 아래에 양식장을 지어 태풍과 적조피해 등을 예방하는 '심층양식장' 을 사용하기 때문에 양식장의 규모 및 어류 개체 수, 안전도 등을 검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보험가입의 문턱이 높다고 어민들은 설명했다.
게다가 이번처럼 자연재해로 정부로부터 복구비를 지원받는다고 해도 피해금액 산정 시 어류 가격을 치어로 계산해 실제 피해금액의 20% 수준에 불과한데다 이마저도 1인당 최고 수령액이 5천만원선으로 제한돼 있다.
포항시 남구 장기면에서 양식장을 하고 있는 어민 A(59) 씨는 "양식업주들은 모두 동해안에서 잘 나지 않는 품종의 양식 방법을 개발해 수익을 늘리려 노력하고 있다. 그만큼 위험부담도 높아 보험가입을 생각해보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며 "실제 금액의 60%가량만 보상해주더라도 어민들의 생계를 위해 보험가입의 문턱을 낮추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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