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씨의 마음 미술관/크리스토프 앙드레 지음/이세진 옮김/김영사 펴냄
명상 에세이의 걸작으로 꼽히는 이 책은 철학적 깊이와 심리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마음챙김 명상과 그림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낸 정신과 전문의 크리스토프 앙드레의 대표작이다. 앙드레는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불후의 명화들을 이정표 삼아, 불안과 우울, 외로움, 스트레스 등으로 고통받는 현대인들에게 나아갈 길을 밝혀주는 스물네 가지 프로그램을 이야기한다. 서양인 의사인 그는 바로 마음 그 자체를 자각하는 것, 동양 종교인 불교의 수행법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에서 그 해결책을 찾는다.
마음챙김 명상이 무엇이며,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심리적인 병증들에 마음챙김 명상이 어떤 도움을 주는지에 대한 크리스토프 앙드레의 설명은 어렵지 않다. 호흡을 자각하고, 가다듬는 것에서 시작하는 그의 명상법은 일반인들도 그리 어렵지 않게 따라할 수 있다. 서구 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마음챙김 명상에는 종교적인 색채도 없다.
그는 맨 처음 호흡법을 연습함으로써 우리는 정서에 도움을 받고, 의식의 중요성을 배우게 되고, 덧없음과 겸손을 자각하게 되는 등 여러 가지 이득을 얻는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는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 "호흡법 자체에 아무 기대도 하지 마라. 호흡법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거라 생각해선 안 된다. 하지만 문제를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순간에는 생각을 곱씹기보다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말한다.
다음은 몸을 자각하는 단계로 나아간다. 잠들 때, 깰 때, 잠깐의 휴식시간에도 신체 감각에 접속해서 그냥 그 상태를 살피면 된다. 설령 몸이 아프더라도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몸에 관심과 애정을 쏟아보면 몸은 차분해지고 마침내 정신도 맑아질 것이다.
이제 외부로 시선을 돌려보자. 우리를 둘러싼 소리들의 존재를 의식하고 그 소리가 우리 안에서 일으키는 감정, 생각, 충동 등을 살펴본다. 끊임없이 내면의 목소리가 밀려올 것이다. 이를 그저 지켜보는 것, 그 소리에 휩쓸리지 않고 조금 떨어져 내면의 흐름을 지켜보는 것 또한 통찰력을 키우는 수행의 한 방법이다.
그다음 단계는 불편한 감정들을 인정하는 것이다. 부정적이거나 고통스러운 감정도 기꺼이 맞아 그 자리에 존재하게 하는 것. 슬픔을 몰아내거나 불안을 해결하기를 바라기보다는 우선 그러한 감정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과정이지만, 또한 고통스러운 감정들이 지나가는 것을 바라보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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