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들은 해방 이후인 1945년 11월 3일 조선의사회(朝鮮醫士會)를 만든 뒤 한의사 육성을 서둘렀다. 1947년 12월 행림재단은 동양대학관을 설립하고 정부 인가를 받았다. 그러나 한의사 교육은 순탄하지 않았다. 당시 의료제도가 양의 중심으로 일원화돼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당시 국민의료법에 의해 한의사의 육성은 좌절될 수밖에 없었다.
그 후 1962년 3월 20일 개정 의료법이 공포됐지만 여전히 의료제도는 양의로 일원화돼 있었다. 즉, '국공립대학교 의과대학 재학 중 최종 2년간 한방의학과에서 한의학을 전공하고 한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한 자'에 한해 한의사 면허를 부여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의료법 공포 당시 한의학을 전공할 수 있는 대학으로 동양의약대학이 있었지만 대학 설치 기준령 미달이라는 이유로 문교부에서 폐교 조치를 했다.
이렇게 되자 한의사협회와 재학생들은 언론기관과 보건사회부, 문교부 등에 건의서와 탄원서를 제출하는 한편 한의대부활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의과대학이나 한의과대학이 자유롭게 해당 의학을 전공할 수 있도록 의료법을 바꿔줄 것을 강력하게 건의했다.
결국 1963년 12월 13일 종전 의료법에서 '최종 2년'과 '국공립대학교'라는 문구가 사라지고, '의과대학, 한의과대학에서 한방의학을 전공한 자로서 한의학사 학위를 받고 한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한 자'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동양의약대학은 동양의과대학으로 이름을 바꾸고, 6년제 의과대학으로 승격됐다. 1965년 12월 17일 경희대는 동양의과대학을 합병해 경희대 한의학부로 출범시킨 뒤 한의과대학으로 승격하게 됐다. 1968년에는 세계 최초로 한의학 석사 과정이 설치됐고, 1974년에는 한의학 박사 과정이 신설돼 동서의학의 교류와 한의학 연구가 활발해졌다.
1970년대에 들어서자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북 익산 원광대에도 한의학과가 인가(1972년 12월 26일)됐고, 이후 1970년대 후반부터 한의학을 전공하는 대학이 잇따라 대구를 비롯해 전국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1978년 동국대, 1980년 대구한의과대학(현 대구한의대학교)가 개설됐다. 대구한의과대학의 경우, 1979년 1월 설립추진위원회가 결성됐으며, 이듬해 9월 설립 승인을 받았고, 1981년 3월 한의예과 신입생 108명이 입학했다.
김수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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